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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수상함

세희는 까만색 벨벳 맨투맨을 입고 있었는데 하얀 모유가 묻자 매우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묘한 냄새가 코를 자극해 바로 격하게 반응이 올 것이다.

나는 그래도 엄마라 아이가 가끔 모유를 토해도 정상이기에 이 냄새에 적응했지만 세희는 미혼인지라 그 냄새를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나는 세희가 이 정도로 반응이 클 줄은 몰랐다. 세희는 옷깃에 묻은 냄새를 킁킁 맡더니 목구멍에서 꿀꺽하는 소리와 함께 입을 틀어막고 화장실로 뛰어가 토했다.

로아는 토하고 나니 시원한 듯했다. 입가와 옷에 묻은 자국을 처리하는 것 외에 다른 문제는 없었다. 로아는 억울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세희 이모가 왜 저러지 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난감한 표정으로 로아 몸에 남은 자국을 닦아주며 말했다.

“로아야, 덕분에 세희 이모 토까지 하고…”

로아는 나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작고 귀여운 입가에 보조개 두 개가 쏙 들어가 있었다. 웃으니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러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빨며 자기 다리를 만지기 시작했다.

나는 화장실로 가서 세희의 상태를 살폈다. 안에서 세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 로아나 잘 보살펴. 샤워하고 옷 갈아입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로아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 준비를 했다.

로아를 샤워시키고 나오는데 세희가 진이 빠진 듯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야, 너 설마 내장까지 다 토한 건 아니지?”

세희는 의자를 찾아 앉더니 내 얼굴을 꼬집으며 난감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하, 위장이 안 좋아서 그래.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정서의 영향도 크대. 요즘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지 로아가 뱉어낸 모유 냄새를 맡자마자 바로 내장을 다 토해낼 듯이 토했어.”

로아는 잠옷을 입고 엉덩이를 위로 든 채 앞으로 기어가고 있었다. 세희의 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인지 세희는 정신을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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