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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부모의 마음

“민설아!”

그때 이우범의 목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왔다. 말투에서 엄격함과 불만이 느껴졌다.

민설아는 놀란 듯 뒤를 돌아보더니 그런 이우범을 비웃었다.

“우범 선배, 여긴 어쩐 일이에요? 좋아하는 여자한테 하면 안 될 말이라도 할까 봐 그래요?”

이우범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민설아의 손목을 과격하게 끌어당겼다.

“따라와.”

“안 가요!”

민설아가 이우범의 손을 홱 뿌리치더니 말했다.

“그냥 일 얘기 하러 온 거예요.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어요.”

“네, 맞아요. 근데 틀어졌죠. 미안해요. 저는 아직 일이 남아 있어서. 이렇게 낭비할 시간이 없네요.”

이우범이 민설아를 잡고 있으니 나는 빠르게 자리를 뜰 수 있었다.

민설아는 내가 가려고 하자 갑자기 이우범에게 캐물었다.

“선배, 진짜 지영 씨한테 얘기 안 할 거예요? 선배가 지영 씨를 위해서 뭘 잃었는지?”

나는 걸음을 멈추고 이우범을 돌아봤다.

민설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잃은 거 없어. 됐지?”

이우범은 인내심을 잃은 것 같았다. 나를 보지도 않고 민설아를 잡아당겨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들의 모습이 점점 멀어졌고 나도 쫓아가서 묻지는 않았다. 그냥 마음속에 의문만 남았을 뿐이다.

하지만 민설아는 이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다른 회사와 협력하려 하지 않았고 나만 계속 물고 늘어졌다. 내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다른 주주를 사적으로 연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다른 주주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 내가 독단적으로 아무렇게나 결정해서 회사가 큰 손해를 보게 될 거라고 말이다.

사실 엄마의 생각은 나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회사의 다른 주주는 민설아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 엄마는 알고 있다. 그리고 내 엄마니 당연히 나의 판단을 믿어주었다.

하지만 회사는 나와 엄마만 결정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 다른 주주까지 설득하자면 행동으로 우리의 결정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업무상의 고려로 나와 엄마는 잠시 포지션을 바꿨다. 나는 병원으로 가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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