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89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다

‘왜 다들 나한테서 사람을 찾는 거야?’

이모건은 전 여자 친구를, 노성민은 전처를 찾았다.

“나도 정아가 어딨는지 몰라요.”

내가 솔직하게 말했다.

“허허, 그럴 리가요. 지영 씨한테까지 비밀로 할 사람이 아니에요. 하늘을 날든 땅을 파든 꼭 찾아낼 거라고요.”

내가 말하려 하지 않자, 노성민은 내 앞에서 맹세했다.

“날든지 파든지 알아서 해요.”

나는 침착하게 대꾸했다. 노성민은 할말을 잃었는지 멍해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노성민을 지나쳐 차로 향했다.

이우범은 우산을 들고 창가로 다가와 내게 귀띔했다.

“비 오니까 운전 천천히 해요. 나는 먼저 서울로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아요. 빚진 점심은 다음에 다시 먹는 거로 하죠.”

“네.”

나는 이우범에게 서울에는 왜 가는지 묻지 않았다. 그가 전보다 바빠진 건 정상이었다.

이우범이 가고 나서야 나는 차를 운전해 병원으로 향했다.

아빠는 내가 이우범과 밥도 한 끼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걸 알고 내가 일부러 후진 식당을 골라 빨리 끝내려고 그랬다고 우겼다. 내가 어떻게 설명하든 아빠는 믿지 않았다.

나는 아빠의 잔소리를 들으며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사람이 아프면 더 쉽게 정서에 휘둘리는 것 같았다. 전에도 아빠는 내게 잔소리했지만 이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다. 나는 아빠에게 대들 수도 없어 그저 묵묵히 듣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빠의 잔소리가 끝나자 나는 아빠와 진지한 얘기를 시작했다.

“며칠 뒤에 외국 좀 다녀올게요. 인호 씨가 추천한 그 병원에 아빠 진단 자료를 보내야 해서요.”

“배인호가 추천한 거라고?”

아빠가 멈칫하더니 물었다.

“언제?”

“저번에 아빠 보러 왔을 때 병원 얘기를 하러 온 게 더 컸어요. 아빠한테 얘기하지 않은 건 저도 나름의 조사를 했거든요. 지금 조사가 거의 끝났는데 그 병원으로 가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아빠의 태도는 내 예상을 빗나갔다.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거절한 것이다.

“나 안 가. 인호가 추천한 거라며, 안 가.”

나는 하는 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