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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끼어들지 마

“지영아, 나 내일 여기서 나갈게. 나 때문에 너까지 피해 보는 건 싫어. 너한테 폐 끼칠 수는 없어.”

세희는 정말 좋은 친구였다. 지금 오히려 내 생활에 영향을 줄까 봐 걱정하고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희가 여기 있어야 이모건을 더 빨리 끊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옆에서 사상 작업을 수시로 해주는 원인도 있다.

“괜찮아. 그냥 여기 있어. 그리고 너 지금 갈 데도 없잖아. 혼자 있으면 이모건을 더 끊어내기 힘들 거야.”

나는 세희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빼앗아 멋대로 전원을 꺼버렸다.

“전화도 받지 말고 문자에도 답장하지 마. 조금만 더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세희는 내 손에 든 핸드폰을 보더니 망설이는 듯했다.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일에서 보여주는 박력과 의지를 감정에 좀 나눠주면 안 돼?”

다른 건 몰라도 경영에는 정말 소질이 없는 나와 비하면 세희는 정말 뛰어났다. 경영에 천재적인 잠재력이 있었고 일이라면 목숨을 걸었다. 우리끼리 세운 가설도 있었다.

만약 우리 네 명 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제일 많은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한 가설이었다. 답안은 세희였다.

“근데…”

세희가 갑자기 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너도 처리해야 할 일 많을 거 아니야. 아저씨도 몸이 안 좋으시고 돌봐야 할 애도 둘이나 되잖아. 지금은 배인호까지 찾아오고, 도대체 무슨 생각이래?”

내가 멈칫했다. 처리하기 어려운 감정 문제가 언제 갑자기 내 쪽으로 전이된 걸까.

나도 배인호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우리 집 앞에 나타났는지 몰랐다. 무슨 일이 있다면 아까 병원에서 말하면 될 것을 말이다.

질문에 대답하기도 전에 아줌마가 올라와 배인호가 문 앞에서 기다린다고 내게 전해주었다.

‘이모건은 간 건가?’

나는 세희와 눈길을 주고받고는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이모건이 간 건 맞았다. 문 앞에는 배인호밖에 없었다. 나는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살피며 물었다.

“어떻게 돌려보낸 거예요?”

“아마도 다른 일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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