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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무료 기사

윤이건의 부드럽고 걱정스러운 말투에 이진은 어리둥절 했다.

솔직히 이렇게 누군가가 걱정해주는게 오랜만이었다.

이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녀를 남보다도 못한 아예 원수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이 남자는 고작 전화가 안 통한다고 친구한테 부탁해서 나를 찾았다.

유치하기도 하지만 이진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사실이다.

이진은 미소를 지으며 윤이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 남자의 다음 말들은 그녀를 수치스럽게 만들었다.

“사모님, 술에 취하니 완전 다른 사람이던데.”

윤이건은 이진의 맞은 켠에 앉으며 말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불안할 정도로 매우 가까웠다.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술집에서 나와서 부터 나를 꼭 안고 놓지 않았다니까.”

윤이건은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평소 비지니스 라이벌을 만나도 포커 페이스 가능한데 하물며 지금은 더욱 식은 죽 먹기였다.

“게다가 내 몸에 다 토해서 어쩔수 없이 내가 옷을 벗겼어.”

이진의 얼굴은 이미 무르익은 토마토마냥 빨개졌다.

어젯밤에 술 취했을 때보다 더 빨개진 것이다.

“윤, 윤이건 씨, 허튼소리 하지 말아요. 증거 있어요?”

“허튼소리 아니야. 안 믿기면 집사에게 물어봐. 지금 우리 옷을 씻고 있으니까.”

“그럼, 그럼 저는 왜 여기서 잔건데요?”

이진은 확연히 자신 없어진 말투로 말했다.

“아까 말했잖아. 니가 나를 안고 놓지 않았다니까.”

윤이건의 당당한 표정을 보며 이진은 이를 갈았다.

그녀는 당연히 믿지 않았지만 어젯밤 일이 도무지 기억이 안났다.

이진이 설사 증거를 찾는다고 해도 목격자는 모두 윤이건의 사람들이니.

그러다 보면 결국 본인만 우스워 지니까.

끝내 이진은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소리를 질렀다.

제대로 교훈을 얻은 셈이다.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술을 마시지 말아야지. 정희 그 계집애랑 둘 다 떡이 되도록 말이야.

이진은 속으로 다짐하다 문득 정희가 생각났다.

다행히 그녀는 윤이건 입가의 웃음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어제 저를 데리고 나왔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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