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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비참한 부엌

“좋아요, 약속해요.”

‘만약 남녀 사이를 오가는 관계라면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친구라면…….’

이진은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들어 윤이건을 보았는데 별로 싫지는 않았다.

그녀의 대답에 윤이건은 그제야 마음이 가라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자.”

이진은 그가 돌아가자고 말한 곳이 어딘지 잘 알고 있었다.

이미 몇 달 후에 이사 가기로 약속했으니 더 이상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다.

물론 그 여우 같은 년이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은 얘기를 몇 마디 간단하게 주고받았는데 거의 GN 그룹의 문제를 둘러싼 내용들이었다.

비서는 차를 몰면서 수시로 백미러로 그들을 바라보았는데 꽤 조화로운 모습이었다.

별장에 돌아오자 윤이건은 그제야 별장에 식사를 책임진 아주머니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비록 그 아줌마를 해고한 후 다른 하인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해야 할 일들이 명확했다.

공교롭게도 해고된 그 아줌마가 평일에 저녁 식사를 책임진 하인이었다.

윤이건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비서더러 5성급 셰프를 모셔오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진에게 제지당했다.

“저녁 한 끼일 뿐인데 한 대표님께서는 번거롭지도 않으신가 봐요.”

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스스로 부엌에 들어섰다.

불과 몇 분 만에 윤이건은 부엌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나는 걸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궁금해 몸을 돌려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 채 벽에 기대어 입을 다문 채 이진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채소를 씻고 써는 등 모습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지만 어딘가 바빠 보였다.

윤이건은 갑자기 마음속 한편이 따뜻해진 느낌이 들었는데 점차 멍을 때리고 있었다.

이런 여자가 3년 동안 자신의 곁에 있었는데 그가 이렇게 헛되이 놓쳐버리다니…….

반쯤 준비를 마친 후 이진은 몸을 돌려 조미료들을 꺼냈는데 마침 뒤에 서있는 남자를 언뜻 보았다.

그녀는 속으로 두어 마디 중얼거리더니 언짢은듯한 말투로 말했다.

“윤 대표님께서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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