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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주견 없는 놈들

“아니요, 그럴 리가요.”

인사부 팀장은 이진의 카리스마에 놀라 감히 거절할 수 없어 머리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결국 아무리 난처해도 일은 처리해야 할 것이다.

입사 수속이 다 끝난 후, 이진은 여한림을 데리고 인사부를 떠났다.

“네가 직장에선 이렇게 강한 타입이라는 걸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네.”

여한림이 장난을 쳐오자 이진은 가볍게 웃었다.

“내가 조금이라도 약하게 행동했다면 이 회사 사람들은 분명 날 잡아먹지 못해 안달일 거야.”

여한림도 이진의 처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웃으며 이런 말을 꺼내자 그는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론 자랑스러웠다.

“준비 잘 해야 돼. 앞으로 번거로울 일들이 천지야.”

이때 두 사람은 이미 대표 사무실에 도착했고 이진은 손에 든 자료들을 여한림에게 건넸다.

그들은 가볍게 눈길을 주고받았는데 마치 한 팀이 된 셈이다.

이진이 예상한 대로 대표가 한 사람을 데리고 와 직접 마케팅 총감독으로 임명한 일이 순식간에 회사에 퍼졌다. 일반 직원들도 다 알게 됐으니 GN 그룹의 이사들이 모를 리가 없다.

그들은 아니나 다를까 이날 바로 직접 뭉쳐 회사로 찾아왔다. 그들은 이진의 사무실에 일렬로 앉아 화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진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겨우 웃음을 참았다.

“지금 이곳에 계신 분들은 모두 바쁘신 분들이실 텐데 갑자기 왜 절 찾으러 오신 거죠?”

“지금 모른척하는 거야? 고작 이씨 가문 계집애 주제에 지금 우리 늙은이들을 바보로 아는 거야?”

그중 한 사람이 입을 열자 그의 뜻밖의 호칭에 이진은 실눈을 떴다. 그녀는 손을 책상 밑에 가린 채 주먹을 힘껏 쥐었지만 얼굴은 여전히 싱긋 웃고 있었다.

“보아하니 여러분들께선 연세가 많으셔서 대표 사무실에 앉아 계시면서 저를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시나 봐요.”

이 말을 하던 이진의 눈빛이 갑자기 달라지자 방금 입을 연 그 사람은 얼떨결에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 우린 모두 한 식구니 빙빙 돌려 말하지 맙시다.”

또 누군가가 나서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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