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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받아드리면 안되요

“이사들에게 답하세요. 오후 회의는 2시에 시작합니다.”

이 말을 듣고 머리를 끄덕이며 나가려고 하는데 이진이 그녀를 부른다.

“어때요? 비서 첫 출근, 적응되나요?”

이때 이진은 또 다시 온화한 모습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임만만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다.

이 말에 임만만은 쓴 웃음을 짓는다.

“대표님, 저 아직 출근한지 2시간밖에 안되서요…….”

“2시간이라, 내가 보기에 괜찮은데요.”

이렇게 임만만은 짧은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을 짓는다.

이제 힘든 일들이 많겠지만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시간 이진은 또 임만만의 팔장을 껴고 그녀에게 커피 타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 이유는 임만만에게 가능한 빨리 자신과 일하는 분위기에 적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또 그 노인네들의 기다리는 시간을 더 늘이기 위해서이다.

그들이 불안할 수록 그녀의 생활이 더 편해진다.

그 날 오후, GN 그룹 회의실.

이진은 주석에 앉고 임만만은 그녀의 뒤에서 기록을 한다.

데이블 양측에는 모두 나이가 오십이 넘고 GN 그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각 그룹 주주들은 평소 회사에서 볼 수 없는 아주 무책임한 자들이라고."

이진은 데이블 위에 손을 올려 만년필을 만지면서 웃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천진난만한 소녀 같았다.

하지만 사실상 그녀는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자들의 목숨줄을 쥐고 있다.

"그런데 여기 주주들은 정말 책임감이 넘치네요. 저 임직 동안 거의 매일 같이 볼 수 있으니 말이죠.”

듣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말이지만 이 자리에 있는 사람 모두 속에 담아둔 것이 있는지라 뭔가 찔리는 모습이다.

멘탈이 약한 자들은 식은땀까지 흘렸다.

이진 뒤에 앉은 임만만조차도 처음으로 이진의 이런 카리스마를 느꼈다.

마음이 덜컹한 그녀, 두려운 것보다 숭배감이 넘쳤다.

어떤 사람들은 정말 눈에 보이는 것만 전부가 아니다.

하여 그들이 얻은 것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도 자연의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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