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확한 증거도 없이, 인터넷에서의 여론만 믿고 절 모함하신 거예요?”이진은 어이가 없어서 차가운 표정으로 그 여자를 쳐다보았다.여자는 당황해하더니, 재빨리 침을 삼키고는 침착하게 말했다.“인터넷에서 떠돌던 내용이 가짜라면 왜 해명을 하지 않은 거야? 분명 사실이니까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던 거지.”“저도 계획이 있었기에 해명을 하지 않은 겁니다.”이진은 피식 입꼬리를 올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구경꾼들을 훑어보았다.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흔들며 입을 열었다.“방금 여러분들이 하신 말씀은 제가 모두 녹음해 두었어요. 저와 경찰서로 가서 직접 이야기하실 래요?”아무도 이진이 이런 방법을 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많은 사람들은 화가 났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어쨌든 그들은 이 일에 관한 증거를 내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만약 증거가 있다고 할지라도 이진의 사생활이기에 그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방금 떠들어대던 여자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는 것을 보고 얼른 몸을 움츠렸다.그리고 재빠르게 몸을 숨기며 사람들 속을 빠져나갔다.이진은 코웃음을 치며 아랑곳하지 않았다.‘누가 보낸 사람인지는 딱 봐도 알겠네. 제대로 조심하지 못한 내 탓이지.’이진은 몸을 돌려 구경꾼들 밖에서 지켜보던 배서준을 데리고 상가를 떠났다.적막한 분위기가 차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 사람은 말하기 귀찮았고, 다른 한 사람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번 일은 또 누군가에게 찍혀 또 한 번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수많은 네티즌들은 이진이 허세를 부리며 능청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였다.그들은 점점 더 여론을 악화시키고는, 플랫폼은 물론 이진의 회사마저 비난하기 시작했다.만만은 이진이 계속 오해를 받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어, 여러 번 이진에게 전화를 걸어 해결 방법을 상의해 보려 했다.그러나 매번 이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만만의 제안을 거절했다.결국 만만은 부뚜막의 개미처럼 애가 탔
“이진아, 난 네 사부님을 탓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이진이 대답을 하지 않자, 이건은 혹시나 이진이 이 일 때문에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었다.“다 알아요.”이진은 이건의 곁에 앉은 후, 이건의 품에 파고들며 말했다.“사실 사부님을 모셔오기 전에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기에, 이건 씨한테 부탁을 했었던 거예요. 사부님은 저한테 일어난 일들을 일부러 못 본 척하시는 게 아니라.”이진은 그 이유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었다.이진은 배서준을 자신의 연주회에 참석시킬 계획이었다.가장 중요한 목적은, 배서준이 마음속에 깊이 묻힌 마음의 매듭을 풀어주기 위해서이다.이진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결국 하려던 말을 삼키고는 이건을 쳐다보았다.“죄송해요, 제가 미리 말하지 않아 이건 씨를 걱정시킨 것 같네요.” 이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진을 껴안던 손에 힘을 더 세게 주었다.이 일이 없었더라도 이건은 시시각각 이진을 걱정했을 것이다.이건은 이진이 억울함을 당하는 것을 절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특히 이진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이진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두 사람은 서로 껴안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는데, 계단 입구를 스쳐 지나간 사람을 보지 못했다.그 사람은 바로 배서준이다.침실로 돌아온 배서준은 창문 앞에 서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어린애들이 뭘 알아?’식사 중에 불쾌한 일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배서준은 떠나려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배서준은 며칠 동안 얌전히 있으며 그들의 경각성을 늦추게 만들고는, 두 사람이 집에 없는 시간을 골라 또 한 번 몰래 별장을 빠져나왔다.하지만 그날 밤 일이 일어난 후, 이건은 배서준의 곁에 더 많고 훌륭한 경호원들을 몰래 심어 놓았다.배서준이 사라지자마자 이건은 경호원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경호원의 보고를 들은 이건은, 손에 든 핸드폰을 세게 쥐었다.‘역시 이 늙은 개구쟁이가 이렇게 가만히 있을 리가 없어!’다행히 이건은 미리 준비를 해
사실 배서준은 제대로 생각해 보지도 않고 다짜고짜 약속을 한 것이다.배서준은 말문이 막혀 겸연쩍게 웃고는, 이 비서가 가져온 따뜻한 차를 마시기만 했다.이건은 배서준이 연장자라는 점을 고려해 대답을 재촉하진 않았다.배서준은 이건이 자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이건은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때까지 기다릴 기세를 보이고 있었다.배서준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애들은 왜 하나같이 고집이 이렇게 센 거야?’배서준은 결국 찻잔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내가 해명을 돕겠다고 약속을 하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당사자로서 직접 나서는 건 더 안 좋은 방법인 것 같아서 그래. 게다가 윤 대표의 능력으로는 쉽게 배후에서 일을 벌인 사람을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왜 더 쉬운 방법을 쓰지 않고 나 같은 늙은이더러 나서라는 거야? 이번에 내가 나서고 난 후,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또 나를 부를 생각인 거야?”배서준은 이건을 설득하기 위해, 대답을 하는 것보단 질문을 던지기만 했다.배서준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을 이어갔다.“나 같은 늙은이는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나설 수는 없잖아. 안 그래?”배서준은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모두 이건에게 털어놓았다.그 말을 들은 이건은 머리가 아프기만 했다.“저도 당연히 도와주고 싶죠.”“도와줄 생각이 있다면,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보고만 있는 거야?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얼른 도와주지 않고 뭐 하는 거야?”배서준의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은 마치 바보를 보는 것 같았다. 이건은 입꼬리를 오므리더니 말했다.“이진은 제 도움이 필요 없거든요.”이건이 진짜 관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진의 능력으로는 배후의 사람을 조사해 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진은 배후의 사람을 폭로하지 않고 배서준을 불렀으니, 이건도 무슨 원인인지 알 수 없었다.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진은 배서준이 이곳에 남아 있기를
마지막 연주는 관중들의 시각과 청각을 모두 깊이 사로잡았다.많은 사람들은 피아노 연주에 빠진 채, 인터넷을 떠들썩거렸던 여론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말았다.연주회가 끝난 뒤, 이진은 채 못 했던 말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그리고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이 멈추지 않는다면, 자신도 법률을 통해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고, 상대방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그러자 총명한 네티즌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이진의 말은 마치 누가 유언비어를 터뜨린 것인지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팬들은 이진이 최근 겪은 억울함과 모욕들을 떠올리며 분노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모두 이진이 알고 있는 사실들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AMC 그룹, 대표 사무실.“대표님.”만만은 한 뭉치의 서류를 이진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고개를 들어 이진을 보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네티즌들이 모두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의 정보를 공개해 달라고 말하고 있어요. 차라리 사실대로 공개하면 안 될까요?”만만의 생각은 네티즌들과 마찬가지로, 배후의 사람이 공개되어 엄중한 징벌을 받기를 바랐다.‘대표님께서 지금까지 겪었던 억울한 일들을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잖아.’만만은 이진이 배후의 사람을 밝히지 않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혹시 대표님이 걱정하시는 일이라도 있는 건가?’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더니 뭔가 생각이 난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럴 필요 없어.”이진은 자신을 악의적으로 헐뜯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가 판 무덤에 묻힐 것이라고 믿었다.그러기에 이진이 굳이 이 일에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이진은 더 이상 이 이야기를 언급하고 싶지 않아, 눈동자를 굴리더니 말했다.“됐어,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돌아가서 하던 일이나 해.”이진이 이렇게 말한 이상, 만만은 고분고분 사무실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이때 다급한 전화벨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연주회가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간담이 서늘했던 투자자는 예상했던 것과 달리 엄청난
이영은 새빨개진 눈으로 손톱을 세게 누르며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 모습은 마치 스크린에 구멍을 뚫으려는 것 같았다.이때 이영이 이진에 대한 증오는 극에 달했다.하필 이영이 다른 짓을 벌이기도 전에, 누군가가 먼저 이영을 찾았다. 핸드폰에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본 이영은, 당황한 마음에 얼른 전화를 끊으려고 했지만 실수로 수신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드디어 전화를 받으시네!”남자가 욕설을 퍼붓는 목소리가 순식간에 전화 너머 울려 퍼졌다.“네가 끝까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집에 전화를 걸려고 했거든.”집에 전화를 건다면 이기태도 이 일을 알게 될 것이다.이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말했다.“안 돼! 집에 전화를 거는 건 절대 안 돼!”“그건 당신이 하는 거에 달렸지, 안 그래?”남자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이영 씨, 지금 상황은 당신이 애초에 말했던 것과 너무 다르잖아. 분명 당신이 보낸 뉴스를 올리면 분명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잖아. 지금 당신이 준 가짜 뉴스 때문에, 우리가 업계에서 쫓겨나기 생긴 건 알아?” 이영 혼자 만의 힘으로는, 며칠 만에 이진을 이 지경까지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며칠 전의 여론이 갈수록 커지게 된 것은, 모두 이영이 몰래 놈들과 손을 잡은 것이다.이영이 준 재료가 꽤나 믿음직해 보였고, 이영의 신분 때문에 그들도 별로 의심하진 않았다.‘결국 이영 그년한테 속았을 줄이야!’남자는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더니, 당장이라도 이영을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그러나 이영의 신분을 생각하며 겨우 이성을 잡고는 말했다.“이영 씨, 이 일의 책임은 당연히 당신이 져야겠지?”“뭘 원하는데?”이영은 남자의 협박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60억! 이것보다 적어서는 안 돼!”남자는 이영의 약점을 알고 있기에, 이영이 거절하기 전에 느릿느릿 말을 이어갔다.“이영 씨, 하루 내에 돈을 보내지 않는다면, 당신이 벌인 짓들을 모두 인터넷에 까발릴 거야. 그때가 되면 이씨
백윤정은 총명하고 야망이 있는 여자다.이기태에게 시집온 그녀는 겉으로는 온화하고 가족을 돌보는 좋은 부인이다.그러나 사실은 이기태의 부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몰래 자신의 욕심을 채웠다.짧디짧은 몇 년 사이에 백윤정은 남편 몰래 여러 개의 회사를 설립하였고, 하나 또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자하였다.이번에 이영을 돕기 위해 사용한 것은, 바로 백윤정이 따로 숨겨둔 개인 자산이다.만약 이영을 상대하는 것뿐이라면, 이진은 이 일에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지만, 이기태가 이 일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꽤나 궁금했다.그들 가족이 여러 차례 이진을 불쾌하게 만들었기에, 이진은 모처럼 복수할 만한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려고 했다.이진은 컴퓨터를 끄고 핸드폰을 꺼냈다.“이진?”이기태는 이 시간에 회사에 있었는데, 마침 물건을 정리하고 떠나려던 참에 이진이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이기태는 지난번의 프로젝트에 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는, 득의양양해하며 입을 열었다.“드디어 생각이 바뀌었나 봐? 아빠가 처음부터 말했듯이 우린 한 가족이니.”“이건 씨도 없는데 굳이 연기를 하실 필요는 없지 않나요?”이진은 마치 이기태를 비꼬듯이 말했다.전화 너머의 이기태는 이진의 말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이때 이진은 화제를 돌리고는 느릿느릿 말을 꺼냈다.“사실 이기태 씨에게 알려줄 일이 있거든요. 제가 방금 이영의 은행 계좌에 갑자기 60억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송금한 사람은 당신의 부인인 백윤정 씨 더라고요.”이진은 말을 마치고 나서 전화를 끊고, 은행 송금 계산서를 이기태에게 보냈다.곧이어 이기태가 아무리 전화를 걸어오든, 이진은 모두 무시하였다.“이 썩을 년!”이기태는 가슴이 심하게 아파, 실수로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진이 말한 60억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는 것이다.이진이 보낸 은행 송금 계산서가 가짜 같아 보이진 않았기 때문이다.이기태는 자신의 계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진에게 골탕을 먹일 수만 있다면, 이영은 뭐든지 하려고 했다.이영은 빠르게 생각해 보더니, 대담한 방법을 생각해 냈다.‘차라리 이진 그년이 다시는 알짱거리지 못하게 죽여버리는 게 낫겠어!’이영은 이를 악물고는 보안이 소홀해진 틈을 타, 감시 카메라를 피해 AMC 그룹의 지하 주차장으로 소리 없이 침입했다.그리고 이진의 차를 찾아내고는 이진의 차에 몰래 수작을 부렸다.이영은 회사 내부의 감시 카메라를 피했기에, 정말 이진에게 사고가 난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책임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착각했다.이진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두 이진 스스로에게 달렸다.이영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이번엔 반드시 죽을 거야! 네가 죽어야만 이건 오빠를 포함한 네 모든 것들이 내 것이 될 거야.’한편 이영의 야심찬 계획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이진은, 여전히 회의에 전념하고 있었다.회의가 끝나자 마침 퇴근 시간이 되어, 이진은 백미러에 비친 익숙한 그림자를 발견하지 못했다.이진은 운전을 하며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루트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갑자기 차가 심하게 흔들렸는데, 이진은 단번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누군가가 내 차에 손을 댔나 보네.’이진의 목소리가 잠깐 끊겨버리자, 루트도 함께 긴장하기 시작했다.“대표님, 왜 그러세요?”“괜찮아.” 이진은 붉은 입술을 오므리고 더 이상 말하지 않고는, 이어폰을 빼고 브레이크를 밟았다.‘역시 브레이크에도 문제가 생겼네.’이진은 차갑게 웃더니 짧디짧은 몇 초 사이에 여러 개의 방법을 생각해 냈다.어떤 방법을 써도 다치는 것을 피면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대로 죽진 않을 것이다.‘내가 죽는 건 꿈도 꾸지 마!’이진은 일찍이 정희와 함께 레이싱의 여왕이라고 불렸기에, 차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이진은 시종 침착함을 유지하며 차를 넓은 교외로 몰고는, 가장 안전한 방향을 선택하여 차를 들이박았다.“쾅” 하는 격렬한 소리와 함께, 이진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안전한 자세를
이진은 이기태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일부러 미끼를 던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는 AMC그룹이 GN그룹을 압박한 탓에, GN그룹의 주식이 폭락하였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이기태는 이 소식을 듣고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이기태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이진에게 전화를 걸고는,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드디어 미쳤나 봐! 지금 GN그룹에 뭔 짓을 한 거야? 당장 그만두지 못해?”“이기태 씨, 절 훈계하시는 것보다, 차라리 당신 딸이 저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한번 알아보시죠.”이진은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냉정한 어조로 말했다.‘이영이랑 관련이 있다고?’이기태는 마음이 순식간에 내려앉았다.“그게 무슨 말이야?”이영은 항상 도를 지나친 행동을 벌여왔다. ‘설마 이영이가 이진에 대한 유언비어들을 터뜨린 것도 모자라, 설마 더 심한 일을 벌인 거야?’하지만 이진은 이기태에게 제대로 말해줄 생각이 없었다.이진은 더 이상 그들이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을 눈 감아 주지 않기로 했다.‘만약 이기태가 이영을 지지해 주지 않았다면, 이영도 분명 내 차에 손을 댈만한 배짱이 없었을 거야.’이진은 벽에 걸린 벽시계를 힐끗 쳐다보고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기태 씨, 제가 한 시간을 드릴 테니, 한 시간 내에 제가 만족할 만한 답장을 주지 않으신다면, AMC는 계속해서 GN그룹의 주식에 손을 댈 것입니다.”이진은 이렇게 말을 내던지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는 잠시 정신을 가다듬었다.전화 너머의 이기태의 머릿속에는 온통 이진의 마지막 말이 맴돌았다.이기태는 이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감히 이진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결국 이기태는 회사를 떠나 차를 몰고 가장 빠른 속도로 집으로 달려갔다.그리고 한편으론 비서더러 이영이 또 몰래 무슨 짓을 벌인 것인지 알아보라고 했다.이영의 행방은 아주 찾기 쉬웠다.AMC그룹의 주차장에서 행적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부근의 몇 개 거리에서는 모두 이영의 모습을 찾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