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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내가 정말 그렇게 나쁜 놈이었어?

“그래도 오빠 덕분에 나노기술에 대한 자료를 먼저 살펴봐서 대비할 수 있었어요.”

하연이 미리 자료를 보지 않았다면, 정말 구완선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회의에서 망신을 당할 수도 있었다.

“오빠, 그럼 우리 이 프로젝트를 계속 TY그룹과 협업하는 거예요?”

상혁은 손을 뻗어 하연의 머리를 쓰다듬는데 눈빛이 마치 사랑하는 보물을 보는 듯 부드러웠다.

“넌 어떻게 생각하는데?”

“협업은 협업이고 사적인 원한은 사적인 원한이죠! 공과 사는 분리해야 해요.”

그러자 상혁이 가볍게 대답했다.

“그래! 협업이 가능할지는 TY그룹의 성의를 한번 보자. 그건 그렇고 하연이 네게 한 가지 할 얘기가 있어.”

하연이 눈을 들어 상혁을 올려다보았다. 하연의 눈은 마치 바닥이 보이는 연못처럼 맑았고 그 눈을 바라보는 상혁은 자신의 심장이 심하게 뛰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 할 말은 해야 지!’

“네가 앞으로 날 부르는 호칭을 바꿔주면 좋겠어!”

하연의 표정이 잠시 멍해졌고 이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상혁이 계속 말했다.

“앞으로 나를 그냥 상혁이라고 불렀으면 좋겠어. 말도 편하게 놓고.”

하연의 눈빛이 빛나며 의아해했다.

“상혁?”

상혁은 하연이 부르는 호칭에 만족했다.

“응, 그렇게.”

하연은 잘 적응이 안 됐다.

그들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랐지만 오빠라는 호칭과 말투가 이미 습관화되어 뼛속 깊이 새겨져 있어서 한순간에 바꾸기 어려웠다.

“그런데 적응이 안 돼.”

“그럼 천천히 적응하려고 해 봐. 언젠가 습관이 될 거야.”

그러자 상혁은 후련한 듯 표정이 펴지며 기분이 좋아졌다.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상혁이 먼저 하연의 손을 잡았다. 하연은 상혁의 손이 매우 크고 따뜻하다고 느꼈지만, 한편으로 서준의 것과 달라 무의식적으로 손을 빼려 했다.

하지만 상혁은 그녀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렇게 떠나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멀지 않은 곳에서 바라보던 서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의 온몸에서 풍겨 나오는 차가운 기운이 옆에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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