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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사랑할 용기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어버린 서준은 몸이 점점 차가워졌다.

‘이래서 기회조차 안 주는 거였어?’

서준은 이제야 상황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번져, 하연을 영영 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처음 느껴보는 이런 감각에 서준은 당황하기만 했다.

그런데 그때.

지연의 차가 갑자기 서준의 옆을 쌩하고 지났다.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리고 돌아본 서준은 하연이 떠나간 방향으로 뒤쫓는 차량을 보며 왠지 모르게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곧이어 서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뒤를 쫓았다.

그 시각, 하연은 운전을 하면서 예나와 통화하는 중이었다.

“내 디자인이 뽑혔어. 올해 B시에서 진행하는 패션쇼 수석 디자이너 자리도 따냈어.”

그 소식에 예나는 제 일처럼 기뻐했다.

“어머! 너무 잘됐다! 오늘 저녁 축하 파티 어때?”

하연이 다급히 대답했다.

“나 저녁에 상혁 오빠랑 약속 잡았어.”

“오? 뭐야, 뭐야? 당장 사실대로 말해.”

하연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우리 친남매 같은 사이야.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하지만 그걸 믿을 예나가 아니었다.

“쯧쯧, 이런 건 원래 당사자가 모르는 거야! 그런데 상혁 오빠라면 네 그 전남편보다 백배는 낫지 않아? 너 눈은 제대로 달렸냐? 그런 남자 만나더니, 이번에 이렇게 좋은 남자 놓쳐봐, 앞으로 평생 노처녀로 살아야 할 거야.”

“그럼 노처녀로 평생 살지 뭐.”

하연의 농담에 예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야! 최하연, 너 솔직히 말해. 설마 아직도 한서준 그 자식 마음에 두고 있는 거 아니지?”

“아니야.”

“그럼 왜 이러는데?”

하연은 입을 꾹 다물고 멀리 내다봤다. 이제 서준에 대한 마음을 정리한 건 확실했지만, 3년이란 세월을 허비하고 그렇게 험난한 결혼 생활을 하고 나니 더 이상 사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야, 말해 봐!”

“됐어. 감정은 순리에 따르는 거야. 지금은 그냥 내 회사 실적 올리고, 이번 패션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게 목표야. 다른 건 나중에 생각하려고.”

말이 끝나자마자 하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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