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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조금 더 기다리는 건 일도 아니야

명을 내린 완선의 눈에는 매서운 빛이 언뜻 지나갔다.

이 시각 완선은 마치 구멍에서 기회를 노리는 독사 같았다.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 뛰어나와 상대를 물어버릴 것처럼 말이다.

완선은 서영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영상 찍는 거 잊지 마요. 난 최하연의 명예가 바닥으로 떨어져 영원히 B시에서 사라지는 거 꼭 봐야겠으니까.”

서영은 몸을 흠칫 떨었다.

왠지 이 순간 완선을 마주하고 있자니 등골이 오싹했다.

“전 그런 거 못 찍어요…”

이제 막 말하려는 서영에게 완선은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하, 못 찍어도 우리 더 이상 퇴로는 없어요. 우리 같은 배를 탄 사이잖아요. 그러니까 잘 생각해요.”

노골적인 협박에 서영은 하연이 있는 쪽을 슬쩍 바라봤다.

그리고 다음 순간 마음의 결정을 내린 듯 눈에 어둠이 드리웠다.

그 시각, 클럽 2층.

“상혁 선배, 선배가 여긴 어쩐 일이야?”

누군가 성큼성큼 걸어오며 가벼운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그 사람을 본 상혁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우아하게 손을 뻗어 인사를 받아주었다.

“오랜만이네.”

“오랜만이긴 하지. B시에 온 지 한참 됐으면서 나 보러 오지도 않고.”

상혁에게 다가오는 남자에게 어두운 불빛에 드리우면서 점점 얼굴이 드러났다. 살짝 경박해 보이는 남자의 모습은 플레이보이가 따로 없었다.

“그런데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대? 여긴 어쩐 일이야?”

심지훈은 거침없이 말했다.

상혁의 대학 후배로 서로 알고 지내온 세월이 있는지라 두 사람은 사이가 매우 돈독하다.

그동안 사정상 만나지 못했다가, 상혁이 여자 하나 때문에 F국에서 발전할 기회를 포기하고 B시로 들어왔다는 소문이 퍼진 터라 지훈은 무척 궁금했다.

그렇게 얼음장 같던 상혁의 마음을 녹인 여자가 대체 누구일까 하고.

“오늘 풍향을 묻는 거라면 동풍이 분다더라고. 삼국지 속 제갈량도 동풍이 불 걸 예상하고 그 기세를 빌어 사마의를 물리쳤잖아.”

상혁은 자신 있는 말투로 농담을 내던졌다.

그 말에 지훈은 눈을 반짝였다.

“그런데 선배가 여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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