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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이성을 잃은 구완선

적에 대한 인자함은 자신에 대한 잔인함이나 마찬가지다.

이건 하민이 하연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나머지 일은 내게 맡겨. 넌 마음 놓고 패션쇼 준비에만 신경 써.”

“네.”

하연이 집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명문가 아가씨의 음란한 사생활’. ‘3P 현장 사진’ 등과 같은 검색어가 인기 검색어 순위를 차지했다.

그 시각, 호텔 8888호실 문 앞에는 B시 유명 매체의 기자들이 모여 굳게 닫힌 문 쪽을 향해 카메라와 마이크를 대고 있었다.

“톱스타가 이 안에서 새로 사귄 남자 친구와 밤을 보냈다는데, 이따가 문 열리면 현장 제대로 찍어.”

한 기자의 말에 다른 언론사 기자가 끼어들었다.

“톱스타는 무슨, 그저 최근에 인기 좀 얻은 신인 여배우라던데?”

“에이, 내가 제보받은 건 유명 여배우 불륜 현장이라던데?”

“...”

서로 다른 정보에 기자들도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왜 모두 다른 제보를 받았는지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 때문에 방 안 상황에 대한 호기심은 한 층 더 생긴 상태였다.

심지어 최근 핫한 채널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들마저 카메라를 켠 채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여러분, 이 방 안에 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지 다들 궁금하시죠? 잠시 뒤 밝혀질 예정이니 구독과 좋아요, 알람 설정 잊지 마세요.”

그때, 누군가 먼저 건의했다.

“뭐가 됐든 문 열어서 확인하는 게 가장 빠르지 않겠어요?”

그 의견에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동의했다.

곧이어 누군가 호텔 직원을 불러왔고, 직원은 심각한 듯한 상황에 노크를 해보더니 기척이 들리지 않자 아예 카드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

그 순간, 기자들은 벌 떼같이 방 안으로 달려들어 침대를 향해 셔터 세례를 날렸다.

어수선한 방안 상태만 봐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건, 이불 위로 세 개의 머리가 나와 있다는 거였다. 여자 두 명에 남자 한 명이 나란히 누워 있는 광경을 본 순간 사람들은 충격에 할 말을 잃었다.

“헉! 이게 무슨 상황이지?”

“대박, 세 명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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