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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온지유는 부랴부랴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그나마 멀쩡한 표정으로 여이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많이 마셨어요. 얼른 다시 쉬세요.”

여이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다시 물었다.

“너 방금 울었어?”

온지유는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숙였다.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요.”

“도대체 왜 울었는데?”

온지유는 쉽게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그녀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은 아주 심각한 일이라는 뜻이다.

여이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아까 보니까 이현 씨 몸에 상처가 너무 많더라고요. 저는 전혀 몰랐어요.”

여이현은 잠깐 멈칫하더니 기분 좋은 듯 말했다.

“날 걱정해 준 거야?”

여이현의 말에 그녀는 심장이 쿵 내려앉더니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비밀을 들킨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몸에 흉터가 이렇게 많은 건 처음 봐서요. 많이 아팠죠.”

그녀는 바늘에 찔려도 한참 낑낑대는 사람이었다. 이 정도 흉터가 남을 상처라면 견디지 못했을 수도 있다.

여이현의 눈빛은 물씬 부드러워졌다. 냉정함과 거리감도 보아낼 수 없었다.

“내 흉터를 보고 그런 말을 한 건 네가 처음이야.”

그는 입꼬리는 올리며 피식 웃었다. 자신을 향한 비웃음인 것 같았다.

온지유는 머리를 들어 그와 눈을 마주쳤다. 왠지 모를 씁쓸함을 보아낸 그녀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

“그럴 리가요. 이현 씨 흉터에 속상해하는 사람 많았을 거예요. 할아버님도 어머님도... 이현 씨를 걱정하는 가족분들이 많잖아요.”

온지유는 일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그녀는 여씨 가문의 모두가 그를 아껴준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그가 오냐오냐 자랐다면 이런 상처를 입을 일이 없었다. 총알이 남긴 흉터는 그녀 때문이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흉터는 어떻게 왔단 말인가?

온지유는 약간 놀라웠다. 눈빛에도 의혹이 담기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들킨 이상 여이현은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 그는 셔츠를 완전히 벗으며 흉터는 다시 드러냈다.

그 모습에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았던 온지유는 입술을 깨물었다. 여이현은 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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