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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이 말을 듣고 여이현은 우뚝 멈춰 서며 몸을 돌렸다.

“무슨 여자?”

중간에서 말을 전하는 사람으로서 배진호는 목에 칼이 닿은 것만 같았다. 도대체 부부 생활을 어떻게 했기에 아내가 남편에게 다른 여자를 찾아주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더군다나 남편이라는 작자는 아내에게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고 결혼 사실도 밝히지 않았다. 중간에 끼인 배진호만 죽어 나가는 상황이었다.

“그게... 그날 밤 대표님과 같이 있었던 여자 말입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여이현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어제 온지유에게 밀려났던 일이 다시 떠올랐던 것이다.

‘이렇게 다른 여자를 끌어들이고 싶었나? 도대체 얼마나 날 싫어하는 거야.’

여이현의 얼굴에는 얼음이 내려앉은 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어요. 잠깐 기다리라고 해요.”

온지유가 출근해서 가방을 내려놓기 바쁘게 배진호가 걸어왔다.

“온 비서님, 대표님께서 손님과 함께 휴게실에서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에요?”

온지유가 못 알아챈 것을 보고 여이현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보탰다.

“온 비서님이 그 여자를 데려온 거 아니에요?”

온지유는 추측 가는 바가 있었지만 감히 확신하지 못했다. 그녀는 휴게실을 힐끗 보더니 부리나케 달려갔다.

주소영은 가만히 휴게실에 앉아 있었다. 오늘따라 색다른 느낌을 주는 모습이었다.

검은색 머리카락과 흔히 보이는 출근룩, 어딘가 불쌍해 보이는 모습은 보호 본능을 이끌었다.

이런 곳에 처음 오는 주소영은 약간 불편해 보였다. 그녀는 시골 출신이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도시의 높은 건물을 꿈꿔왔다. 지금 그 높은 건물에 들어와서 도시를 내려보고 있다니, 이보다 더 짜릿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두리번거리다가 문 가에 서 있는 온지유를 발견하고 먼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지유 씨.”

“여기는 어떻게 왔어요?”

주소영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지유 씨 여기에서 일해요?”

밖에 아직 사람이 있었기에 온지유는 안으로 들어가면서 문을 닫았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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