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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온지유는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대문 밖으로 나오자 차 한 대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섰고 바로 올라탔다.

주소영은 그녀가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

온지유가 탄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보고 나서야 주소영은 시선을 돌렸다.

크고 호화로운 별장엔 그녀 혼자만 남아있어 조금 어색하기도 했다.

다만 주소영은 지금 고민이 많았다.

여이현의 말은 믿으면서 온지유는 그녀의 말은 믿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지유는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천천히 대화하며 오해를 풀다 보면 자신의 말을 믿어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주소영은 기분이 좀 나아졌고 이내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도우미는 마침 그녀를 위해 방을 정리해 주고 있었다.

깨끗하게 정리한 뒤 도우미는 예의상 그녀에게 알렸다.

그녀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살던 집보다 더 거대한 안방은 침대마저 거대했고 침대 주위로 꿈에 그리던 공주 커튼도 설치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새것이었다.

그녀는 드레스룸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아직 태그도 떼지 않은 치마가 가득 걸려 있었고 하나같이 예뻤다.

눈 앞에 펼쳐진 이런 광경은 전부 드라마에서만 보던 것이었다.

그녀도 예전에 언젠가 공주처럼 살고 싶다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고민하지 않고 바로바로 사는 그 꿈이 드디어 현실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녀는 기쁜 얼굴로 침대에 벌러덩 눕고는 이리저리 뒹굴었다. 한참 지나도 기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

주소영 쪽 일을 처리하고 돌아오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그녀는 시간을 슬쩍 확인하였다. 오늘 여이현에겐 일정이 별로 없었기에 아마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갔을 것으로 생각했다.

집에 도착한 뒤 도우미에게 여이현이 있는지 물었지만, 도우미는 여이현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지유는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오해를 풀고 싶어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오해가 쌓이면 풀기 어려워지니 말이다.

그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니 그녀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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