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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도우미는 들고 온 찻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서 말했다.

“주소영 씨, 차 여기에 놓고 갈게요.”

주소영은 아직 편하게 앉아 있을 엄두가 나지 않아 사람이 오자마자 얼른 쿠션을 옆으로 내동댕이치며 바르게 앉았다.

“네, 고마워요.”

그녀는 테이블 위에 모락모락 김을 내뿜고 있는 찻잔을 보았다. 찻잔은 아주 예뻤고 찻물 위엔 장미 꽃잎이 둥둥 떠 있어 은은한 장미 향이 났다.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자 입안 가득 은은한 장미 향이 퍼졌고 순식간에 품격이 있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맛있네요. 저 태어나서 이렇게 향기로운 차는 처음 마셔봐요.”

어쩌면 이렇게 호화로운 곳에 처음 와봐서 그런지 무엇을 보든, 무엇을 먹든 다 비싸고 좋아 보였다.

심지어 마시는 차마저 일반 사람들과 다른 것 같았다.

도우미는 찻잔을 마저 내려놓다가 들리는 칭찬에 대답했다.

“에이, 뭘요. 과찬이세요.”

말을 마친 도우미는 자리를 떴다.

주소영은 그 도우미의 뒷모습을 한참 보았다. 방금 들은 도우미의 대답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중요한 손님으로 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

한참 지나서야 온지유가 나타났다.

그녀는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주소영은 온지유를 발견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웃는 얼굴로 불렀다.

“온지유 씨.”

온지유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아, 방은 제가 아주머니한테 청소해 달라고 부탁해서 깨끗해졌을 거예요. 지금 바로 방으로 가서 쉬어도 돼요. 별다른 일이 없다면 오늘은 이쯤에서 하고 전 이만 가볼게요.”

“잠시만요.”

주소영은 아직도 할 말이 남아있었다.

“다른 할 말이 있으신가요?”

“저 아직 지유 씨한테 고맙다는 인사도 못 했어요. 온지유 씨가 아니었다면 전 이런 곳에 와보지도 못했을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그녀는 어떻게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몰라 온지유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온지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하는 행동을 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여이현이 만났던 여자는 아주 많았고 대부분 야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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