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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주소영은 잔뜩 굳은 얼굴로 주먹을 쥐었다. 그녀가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을 보고 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렇게 어려운 질문인가?”

이때 온지유는 마침 부랴부랴 달려오면서 여이현의 질문을 들었다. 한발 늦은 그녀는 문손잡이를 잡았다가 다시 놓았다.

주소영은 한참이나 침묵에 잠겼다.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급격히 상승했다.

그는 힘들게 고개를 들어서 여이현을 바라봤다. 자칫하면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 호텔에... 부... 부자가 많다고 들어서요. 돈 많은 남자라도 꼬셔서 팔자 바꿀 생각으로 갔었어요.”

여이현은 미간을 찌푸렸다. 주소영을 바라보는 눈빛도 완전히 변했다.

그녀의 말은 돈 받고 몸을 판다는 말과 다름없었다. 이 사회에 그런 사람이 실제로 많기도 했다.

눈치 보다가 문을 연 온지유의 손에는 커피잔이 들려 있었다. 그녀는 여이현의 앞에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커피 드세요.”

주소영의 몫도 그녀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머리를 들며 인사했다.

“고마워요.”

여이현은 더 이상 주소영과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낯선 사람을 쉽게 믿을 수도 없으니 말이다.

그는 말없이 앞에 놓여 있던 자료를 펼쳐봤다. 그 속에는 CCTV 화면을 캡처 한 사진이 들어 있었다.

사진 속의 여자는 주소영과 똑같이 생겼다. 그녀가 걸어가는 방향도 스위트룸이 틀림없었다. 심지어 정리되지 않은 옷가지도 그가 기억하는 것과 같았다.

자료에는 그녀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그녀에게는 남동생 두 명이 있는 데다가 어머니가 투병 중이었는데, 남동생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급하게 돈이 필요했다.

주소영은 어린 나이에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그녀는 성인이 되기 바쁘게 학교에서 자퇴하고 일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어머니를 보살펴주기 위해 고향 근처에서 일했다. 하지만 돈이 점점 많이 필요하면서는 큰 도시로 올라오게 되었다. 그러다가 여이현과도 만나게 되었을 것이다.

여이현은 자료를 내려놓더니 주소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돈이 필요해?”

“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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