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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게다가 민우는 귀국한 지 얼마 되지도 않기에 이 단기간에 그녀를 좋아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유와 민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 밖 도로 옆을 거닐었다.

민우는 둘이서 산책하는 지금 이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했다. 그는 길을 걷다가도 그녀 쪽을 보고는 한 번씩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게 평화로운 그때 한 차량이 뒤에서 시끄러운 경적을 울리며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민우는 그 소리에 너무 자연스럽게 그녀의 어깨를 감싸 길 안쪽으로 세웠다.

그리고 그 모습을 두 사람 조금 앞에 있던 차 안의 한 남자가 전부 목격해버렸다.

이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사이드미러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지유는 민우와 함께 있는 시간이 편한 것인지 언뜻언뜻 미소도 지으며 얼굴을 마주하며 얘기를 나눴다.

이현은 그 모습이 거슬리기 짝이 없었다.

대체 이게 몇 번째지?

그리고 변우석이라는 남자를 좋아하는 것 아니었나?

이현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녀가 말한 변우석이라는 남자도 신경 쓰였고 지금 그녀의 눈앞에 있는 나민우도 신경 쓰였다.

마치 심장을 누가 꾹 짓누르는 듯한 그런 답답한 기분이었다.

“대표님, 뒤에 지유 씨가 있네요. 그 옆에는 한 남성분도 보이고요.”

진호도 사이드미러로 그들을 확인하고는 이현에게 얘기했다.

이현의 싸늘한 시선이 이번에는 그에게로 향했다.

그 시선을 그대로 받은 진호는 그제야 자신이 쓸데없는 얘기를 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자신의 여자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세상 그 어떤 남자가 좋아할 수 있을까.

그걸 눈치도 없이 입 밖으로 꺼냈으니 한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진호는 식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지금 내리시겠습니까?”

이현의 시선이 다시 사이드미러로 향했다. 남녀 둘이서 걸어오는 모습이 마치 연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는 지유를 보는 민우의 눈빛에서 꿀이 뚝뚝 흐르는 것을 보고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온 비서 오늘 월차라도 냈습니까?”

진호는 확신할 수 없는 말투로 답했다.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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