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7화

그녀를 걱정하고 있는 걸까?

하지만 그건 이미 지난 일인데 왜 여전히 이런 표정인 거지?

“언젠가는 알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알았네.”

“그때 여기로 한 번 돌아왔었어.”

민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런데 너무 빨리 다시 돌아가는 바람에 너 만날 시간도 없었네.”

“괜찮아. 우리가 그때 그렇게 많이 친했던 사이도 아니었잖아.”

민우는 그 말에 그저 웃어 보였다.

“너는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지. 솔직히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되기도 해. 그때 해외로 가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네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내가 널 지켜줬을지도 모르잖아. 그러면 인질로 잡힌 게 네가 아니라 나였을 수도 있고.”

“됐어. 이제 괜찮으니까 위로 안 해줘도 돼.”

지유는 그가 실없는 농담을 한다 생각해 그저 웃어넘겼다.

“아저씨한테 들었어. 너 그 사건 이후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왔었다며? 거의 반년 가까이 치료했다고 하던데 많이 힘들었지?”

그 사건은 하필이면 그가 출국하고 얼마 안 있어 벌어졌다. 그리고 하필이면 그녀가 제일 힘들어할 때 그는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

민우가 다시 돌아왔을 때 지유는 어느새 쾌차해 이름있는 명문고에 들어갔다.

그녀는 그런 일을 겪고도 씩씩하게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갔다.

물론 그녀가 사건 당일 자신을 구해준 누군가를 떠올리며 극복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민우는 가끔 만약 그때 그녀를 구해준 사람이 자신이었다면 많은 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10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지도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당시 그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더 멋있어져서 그녀 앞에 서고 싶었으니까.

“이미 지난 일이야. 지금은 괜찮아.”

지유가 미소를 지었다.

“그보다 네가 나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알고 있을 줄은 몰랐네. 나한테 벌어진 일도 그렇고 내 취미를 알고 있는 것도 그렇고. 누가 보면 나만 계속 보고 있는 줄 알겠어.”

“아저씨랑 얘기하다가 알게 된 거야.”

민우가 웃으며 얘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