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화

“이 미친 년이, 감히 나한테 술을 퍼부어? 너 내가 누군지 알아?”

김인후는 얼굴에 묻은 술을 거칠게 닦고는 구아람을 향해 윽박질렀다.

“네가 누구던 그런 건 상관 안해, 감히 여자한테 약 탄 술을 줄 생각을 하다니, 짐승만도 못한 새끼…….”

구아람은 긴 머리를 뒤로 살짝 넘기며 말했다.

여유로운 얼굴로 자신을 조롱하는 모습을 본 김인후는 더욱 열이 받아 씩씩거렸다.

주위에 사람들만 없었다면 무조건 눈 앞의 저 여자에게 손찌검을 했을 것이다.

소란스러운 상황에 바깥을 지키고 있던 김씨 가문의 보디가드 두 명이 자리로 달려왔다.

김인후는 그들을 향해 그녀를 끌어내리라고 슬쩍 눈치를 주었다.

이렇게 무례하게 군 여자는 매가 답이다. 그러나 그 매도 침대에서 맞으면 더 그 값어치를 할 것이다.

키가 큰 경호원 두 명이 구아람을 둘러쌌다. 비록 취하긴 하였으나 그녀는 흐트러진 정신을 다잡고 그들의 공격을 슬쩍 피했다. 그 바람에 건장한 남자 두 명은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이렇게 느려서야…….”

구아람은 지루한 듯 하품을 했다.

“빨리 저년 잡아!”

김인후는 얼굴을 닦으며 남성들을 향해 소리쳤다.

김인후의 재촉에 보디가드 중 한 명이 잽싸게 일어나 구아람의 어깨를 세게 잡아당겼다.

순간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나타나더니 구아람의 어깨에 올린 그 남자의 팔을 꺾어 뒤로 넘겼다.

180센치가 넘는 거구의 그 남자는 눈 깜박할 사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날렵한 움직임이군……. 딸꾹!”

구아람은 딸꾹질을 한 후 몸을 뒤로 젖혔다.

순간 한 남자의 강인한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고, 뜨거운 숨소리가 그녀의 귀 부근에 맴돌았다.

“우…… 누구야? 감히 나한테 손을 대다니!”

구아람은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다.

“백소아, 눈 뜨고 자세히 봐봐, 내가 누군지…….”

익숙한 목소리.

냉담하고 침착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엔 충분한 매혹적인 목소리.

구아람은 두근두근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킨 후 천천히 고개를 돌려 신경주의 무심하지만 매력적인 두 눈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