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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구하영 씨, 아시겠지만 저는 사촌 언니의 전 남편이에요.”

경주의 옆모습은 날카로운 칼과 같아 아름답고 두렵게 했다.

‘드디어 주동적으로 말을 걸었네, 하지만 입을 열면 구아람이네.’

“네, 알아요.”

구하영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그러니까 조심해야 해요. 특히 언니가 있을 땐 제 앞에 나타나지 말아야죠.”

구하영은 마치 홀린 듯 이 말의 듯을 착각했다. 그러자 얼굴을 붉혔다.

“그, 그럼 언니가 없을 땐 제가...”

“다른 시간에는 저와 만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동으로 무시할 테니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경주의 눈썹을 칼처럼 차가웠고 샴페인 한 잔을 들어 마셨다.

구하영은 너무 부끄러워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저 호의가 무시당한 것 같았다. 수년 동안 연애 분야에 꽤 잘 나갔었다. 남자들이 구하영에게 집착을 했었다. 이렇게 자세를 낮추고 남자의 비위를 맞추는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상관없어. 신경주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

경주의 여자가 되면 구해진과 구만복 앞에서 얼굴을 당당하게 들 수 있는 것 같았다. 경주는 계속 술만 마셨다.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하영은 경주 곁에 앉아 함께 술을 마시며 반응을 살폈다. 그러자 눈 아래에는 알 수 없는 음흉한 미소가 보였다.

방금 구해진이 웨이터에게 술을 가져오라고 할 때 모든 음모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었다.

‘마셔, 더 마여. 취하면 아람을 잊어버릴 수 있어. 그럼 눈에는 나만 보일 거야.’

...

아람과 유지운은 뒷마당에서 나온 후에도 급히 돌아가지 않았다. 경주를 놓을 수 없어서가 아니라 오랜 친구인 진주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봐도 진주를 만나지 못해 유지운은 초조해졌다.

“저기, 도대체 뭘 찾고 있는 거예요?”

“누구를 찾고 있어요.”

“누구요?”

“상관하지 마세요.”

아람은 원수를 찾는 데만 몰두한 나머지 유지운의 말을 대답하지 않았다.

“쯧, 뭐야. 수상하네.”

유지운은 입을 삐죽거렸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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