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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이유희는 이상철의 부름을 받고 그룹에 회의를 하러 갔다. 회의 도중에 경주의 전화를 받았다. 죽지 않았다면 동교 쪽 봉황호 별장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래서 회의를 마치 지도 못한 채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이씨 그룹을 떠났다. 이유희는 경주의 별장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뭐야?”

현관문에 들어가지도 전에 마치 화산이 곧 폭발할 것 같은 짙은 연기가 집 전체에 퍼졌다. 이유희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지며 정신없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결국 뒷마당에서 철제 양통에 무언가를 태우고 있는 경주를 발견했다.

불 옆에 서 있는 경주의 잘생긴 얼굴은 창백했다. 찌푸려진 눈썹에는 한없는 슬픔이 있었고, 불빛에 비추어진 얼굴은 마치 폐허 한가운데 서 있는 비참한 조각상 같았다. 이유희는 당황한 나머지 재빨리 경주에게 다가갔다.

“경주야, 경주야. 왜 그래? 뭘 태우고 있어?”

말을 마치기도 전에 경주는 다른 물건을 불길 속으로 던졌다. 이유희가 자세히 보자 김은주와 경주의 사진이었다.

“내가 투약 당한 후, 날 여기로 데려온 게 너야?”

경주는 차갑게 말했다.

“맞아, 난 여기밖에 몰라, 네가 전에 자주 왔잖아?”

이유희는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었다. 그래서 직설적으로 말했다.

“네가 그렇게 됐는데 관해 정원으로 보낼 수 없잖아. 집에 가기 불편한 것 같아서 이곳으로 데려왔어.”

경주는 차갑게 눈을 치켜들었다.

“구아람, 네가 불렀어?”

“맞아, 네가 정신을 못 차릴 때 계속 아람이만 불렀어. 친구인 내가 당연히 도와줘야지. 그래서 거짓말을 해서 아람을 속였어.”

이유희는 두리번거리며 의아한 듯 물었다.

“아람은? 갔어?”

쾅-

경주는 시뻘건 눈빛으로 이유희를 노려보더니 화를 내며 불타는 쇠통을 걷어찼다. 불똥이 이유희의 몸에 튀자 이유희는 팔로 얼굴을 가렸다. 하지만 여전히 수억 원의 셔츠에 구멍을 내고 앞머리도 탔다.

“젠장, 신경주, 너 미쳤어? 나까지 태울 거야? 내가 종이 인간이야?”

이유희는 화를 내며 몸에 있는 불꽃을 끄느라 바빴다. 경주의 몸이 회복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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