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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우연한 만남

방을 하나 잡고 얼른 방으로 올라온 나는 젖은 옷을 벗어 던지고 온풍기를 틀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욕실로 들어가 뜨거운 물로 몸을 적셨다. 조금 전까지 얼어버릴 것 같던 내 몸은 샤워기를 한참 틀고 나서야 조금씩 몸이 녹는 느낌이었다.

나는 갈아입을 옷을 챙겨오지 않아 후회가 되었다.

몸에 이불을 두른 채 미리 켜두었던 전기 포트를 들고 컵이 깨끗한지 아닌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얼른 뜨거운 물을 따랐다. 뜨거운 물만 몇 잔 연거푸 마시고 나니 살짝 뭔가가 아쉬웠다.

‘아, 생강 한 조각만 있었으면 좋겠네.'

어느새 난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머릿속으로 어떻게 해야 진사원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손을 뻗어 아까 그 견본책을 들었다. 연락처를 찾자마자 휴대폰을 들고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리 연락을 해봐도 받지를 않았다. 정말이지 대기업은 역시 대기업이었다. 대표님 만나기도 이렇게나 어렵다니.

모든 희망을 아까 그 남자에게 거는 수밖에 없었다. 밤새 동안 그 남자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는 연락에 점차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리다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에 빠지게 되었다. 한참 졸고 있던 와중에 열이 나더니 서서히 추위를 느끼고 있었고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윗니와 아랫니는 어느새 서로 부딪치며 달달 소리를 내고 있었다.

비몽사몽 한 채로 뜨거운 물을 따라 부어 마시려고 했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고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심지어 악몽까지 꾸게 되었다.

다음 날 오전, 나는 안간힘을 쓰며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 혹여라도 신호연이 나에게 연락을 할까 두려웠던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숙박업소 근처에 있던 편의점으로 갔다. 나는 편의점 앞에서 영상통화를 걸어 내가 본가로 왔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려고 했다. 편의점은 가장 무난한 장소였고 들킬 위험성도 낮은 곳이었다. 대충 몇 마디를 하고 난 뒤 나는 얼른 전화를 끊어버렸다. 점점 더 뜨거워지는 머리에 정신을 붙잡고 있기가 힘들었으니까.

약국에 들러 감기약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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