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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기댈 곳 하나 없어 쓸쓸하고 외롭다

침대에 누워 기다리기만 하는 시간은 가히 가혹적이었다. 난 두 눈을 질끈 감고 떨리는 마음을 간신히 추스르며 나 자신을 위로했다. 될 운명이라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나 한지아는 전생에 신호연한테 크게 빚을 졌고, 이번 생에는 그 빚을 갚으려고 태어난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한창 혼자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두 사람이 마침내 병실로 돌아왔다.

물어보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나는 애써 담담한 미소로 그들을 맞이했다. 배현우가 말했던 것처럼 괜찮은 척하는 것도 이제 한계인가 보다. 진사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지아씨, 그럼 몸조리 잘하시고요. 제가 지금 볼 일이 생겨서 급히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몸 상태 괜찮아지시면 내일 다시 우리 회사로 와주실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만 실례해야 할 것 같아요."

내 안에 남아있던 한 줄기의 희망이 사라져 가는 것만 같았다. 꽉 쥐었던 손도 어느새 힘없이 풀려버렸다. 하지만 나는 진사원 앞에서 흐트러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내일 봬요!"

"그럼 내일 회사에서 기다릴게요!"

그 말을 끝으로 진사원은 서둘러 병실을 나갔다. 그런 그의 태도에 비즈니스맨의 냉정함을 본 듯해 마음이 쓰려왔다.

진사원이 없는 병실은 금세 조용해졌다. 마치 나락에라도 떨어진 것만 같은 기분에 옆에 있는 배현우를 신경 쓸 여력 같은 건 남아 있지 않았다. 기나긴 정적을 깨고 배현우가 물었다.

"무슨 얘기 했는지 안 궁금해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었다. 또다시 시간이 흐르고 이번에는 내가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배현우 씨, 오늘은 정말 고마웠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은 너무 졸리네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 말을 건네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 순간, 뜨거운 눈물이 빠르게 내 두 눈가를 스쳐 양옆 머리카락으로 떨어졌다. 이어 배현우가 병실을 나가는 소리가 들렸고, 몇 분 뒤 간호사가 들어 와 수액 체크를 했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졌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벌써 밤이었다. 오랜만에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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