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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일 처리 도구일 뿐이었다

주문한 배달 음식을 받은 후 이미연은 집주인처럼 얼른 와서 밥 먹으라고 나와 신호연을 재촉했다.

“빨리 와서 밥 먹어. 아무리 힘들어도 밥은 챙겨 먹어야지. 한국인은 밥심인 거 몰라? 배부터 채우고 생각해. 그리고 한지아, 지금 네 꼴을 봐봐. 사람이 나뭇가지처럼 말라 있잖아.”

이미연은 내가 속을 엄청 많이 태워 몰골이 말이라는 티를 팍팍 냈다.

신호연은 나를 힐끔 보더니 음식을 짚어 내 밥그릇에 담아줬다.

“신호연, 더 큰 피해를 보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일을 수습할 방법을 찾아. 지금 지아뿐만 아니라 너희 회사까지 피해를 보고 있어. 그렇다고 회사가 망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

이미연은 정확히 신호연의 약점을 명중했다.

“이런 여론이 퍼지기 시작하면 항상 회사에도 영향이 가는 법이야. 신흥 건재가 얼마나 힘겹게 세워지고 또 너희가 신흥 건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을 기울였는지 다 봐온 사람으로서 하는 충고야.”

“나도 생각했었어, 하지만...”

신호연은 더는 참지 못하고 나를 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아가 속상해할까 봐 얘기 못 했어.”

“어휴... 쓸데없는 변명은 그만하고 얼른 말이나 해. 지아가 속상해하는 걸 걱정하면서 바람을 피워? 애초에 그런 생각을 했다면 바람을 피지 말았어야지.”

이미연은 신호연을 향해 팩폭을 했다.

신호연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검은 물감처럼 어두워졌고 어금니를 깨물면서 화를 참고 있는 듯했다. 이를 깨문 힘이 얼마나 컸는지 안면 근육이 다 일그러졌다.

“지아도 나랑 말하지 않아서 너희 회사 상황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게 별로 없어. 아니, 한지아...너 입에 자물쇠라도 걸어뒀어? 내가 네 절친이 맞긴 해? 어쩌면 나랑 한마디도 안 할 수가 있어?”

이미연은 불만을 토로했다.

“아무튼, 이 시국에 제일 급하고 제일 중요한 건 이번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수습하는 거야.”

이미연은 신호연을 보면서 물었다.

“신호연, 네 생각도 한번 말해봐.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우리도 빨리 해결책을 생각해 내야지!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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