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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파렴치한 부탁

나는 이런 헛된 생각 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은 모두 신호연과 신연아의 구차한 장면들, 그리고 그 둘이 험상궂은 얼굴로 나와 내 딸을 괴롭히는 갖가지 모습들로 가득했다.

울다가 깰 때까지 마음속에 맺힌 악을 발산할 수 없었다.

아침 햇살 속에서 들려오는 작은 새의 노랫소리는 나를 점점 평온하게 만들었다.

일어나서 씻고 아래로 내려왔다.

‘아직 이 아름다운 단지를 제대로 구경도 못 했네. 이렇게 좋은 경치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

배현우가 나를 찾을 때 하늘은 이미 노을빛으로 가득했고 해가 떴다. 또 새로운 날이 되었다.

“잘 주무셨어요?”

배현우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네, 잘 잤어요. 감사합니다.”

“또 그러네! 저에게 고맙다고 말하지 않아도 돼요.”

배현우는 말하고 나서 내 손을 덥석 잡았다.

“배고프죠? 아침 먹으러 가요 우리!”

이곳의 아침 식사는 매우 푸짐했고, 나는 또 돌아가서 모든 것을 마주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가 필요해 빨리 먹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길에 배현우는 나한테 말했다.

“자신을 잘 지키고 너무 집착하지 말아요.”

나는 그가 말하는 '집착'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고 자세히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는 신호연이 집에 있는 상태에서 밤늦게까지 돌아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무실과 집 중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다시는 회사에 가서 사람들의 복잡한 시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나는 조용히 있고 싶었다.

그런데 집에 들어온 순간, 나는 생각지도 못한 신가네 가족들이 다 있어서 깜짝 놀랐다.

한순간, 나는 마치 내가 무슨 부끄러운 일을 한 것처럼 불안했다.

신호연은 내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바로 다가와 나를 잡아끌었다.

“드디어 돌아왔군. 어젯밤에 대체 어디에 갔었어? 어디에서도 당신을 찾을 수 없었고 핸드폰도 꺼져있어서 내가 당신을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그의 말이 진실같이 느껴져. 과연 그가 진짜 나를 걱정했을까?’

신호연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미안했던 마음이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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