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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홀로 약속 장소로 가다

내가 전화를 받자 신연아는 여전히 위세를 부리며 말했다.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잠깐 나와 봐요.”

“왜 아까 집에서 말 안 했어요!” 나는 비굴하지 않고 물었다.

“우리끼리의 대화인데 집사람들이 듣기에는 불편해서요. 다크 바."

신연아는 내 말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전화기를 들고 생각에 잠겼다.

‘지금 신연아가 또 무슨 짓을 벌이려는 거지? 도대체 뭐가 그리 불편한 얘기인지 들어봐야겠어!’

벌떡 일어나 시간을 보니 정오가 다 되어 갔다. 술집은 아직 정식 영업시간이 되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한지아는 청바지와 티셔츠에, 흰색 플랫슈즈 한 켤레로 갈아입고 길을 나섰다.

차에 타서 이미연에게 전화를 걸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 했지만 공교롭게도 이미연은 다른 데로 가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한참 동안 전화기를 쥐고 있다가 배천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신연아는 내가 배현우를 사적으로 만난 것을 미행하여 알게 되어 그만두었다.

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었고 차는 이미 다크 바에 도착했다.

솔직히 이런 데는 처음이었다. 들어가자마자 안에 어두운 불빛이 너무 불편했다. 이 술집은 지하에 있어 내려가는 계단은 좁은데 안의 공간은 넓었다.

지하 1층에 있는 술집 로비에 도착한 후 나는 문 앞에 서서 적응한 지 오래돼서야 안의 상황이 잘 보였다. 지금은 정식 영업 시간이 아니어서 아직 손님이 없었다.

바텐더 안의 노란 불빛 아래, 바텐더로 추정되는 젊은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 사람을 찾으러 왔는데 여기 영업 시작했나요?”

그가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맞은편을 가리켰는데 내가 뒤돌아보니 그가 가리키는 방향에 넓은 복도가 있었고 양쪽으로 많은 방이 있었다.

나는 또 어느 방에 사람이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분은 전혀 묵과하고 방해를 받고 싶지 않은 모습이어서 나는 그만두고 돌아서서 홀을 가로질러 안으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신연아는 이런 곳을 자주 드나들었구나, 그렇지 않으면 나를 여기로 초대하지 않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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