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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사건 복원

전화 속의 목소리는 또렷하고, 잡음 하나 없이, 다크 바의 모든 것을 되돌렸다. 신연아의 방탕한 웃음소리가 사무실 안에서 메아리쳤는데 너무 또렷해서 사무실이 다크 바인 듯 했다.

나의 눈은 줄곧 신호연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전화 녹취록의 말은 점점 더 듣기 거북해졌다. 나는 비록 한 번 겪어봤지만, 다시 들으니 여전히 소름이 끼치고 가슴이 아팠다. 눈물이 내 얼굴을 따라 주르륵 흘려내려 하얀 티셔츠 앞자락을 적셨다.

“한지아, 젠장, 날 물 먹이려고? 널 죽여버릴 거야!”

신연아는 눈앞에서 일어난 일에 놀라서 덤벼들었다.

이미연은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발을 들어 그녀를 걷어찼고, 신연아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째려보았다. 그러더니 소파 앞의 재떨이를 집어 들고 나한테 내던졌다.

내가 얼른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크리스털 재떨이가 땅에 부딪히더니 큰 소리를 내며 산산이 조각났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나만 빼고 모두 아연실색했고, 시어머니는 놀라서 소리쳤다.

“벌 받을 거야...”

신호연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계속 마른 침을 삼켰다. 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는 눈을 피해 더는 나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갑자기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더니 손을 뻗어 티테이블에 있던 내 휴대폰에 손을 대려고 했다.

나는 재빨리 휴대폰을 주워 뒤로 물러섰고, 이미연은 이내 내 곁으로 달려와 내 앞을 가로막았다.

나는 신호연을 바라보았다.

“어때? 짜릿해?”

“... 계속 들어...”

나의 미친듯한 히스테리 비명에 놀란 건지 모두가 흠칫하더니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나의 울부짖음, 몸부림, 그리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녹음은 계속되었다... 더는 들을 수가 없어, 나는 울먹이며 신호연을 바라보았다.

“너 아직... 할 말이 남았어? 신호연!”

나는 울음을 꾹 참으며 신건우를 돌아보았다.

“신건우 씨, 이래도 내가 말이 안 돼요? 아들 잘못은 아빠 탓이라고 했던 말에 반박할 수 있어요? 당신이 잘 가르친 아들과 딸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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