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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복수의 개막

링거를 다 맞을 때쯤, 내가 배현우에게 먼저 돌아가라고 하기도 전에, 이미연이 부리나케 뛰어 들어왔다.

“지아야! 이게 대체...”

그녀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멈춰 서더니 내 옆에 있는 배현우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눈을 크게 뜨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딱 봐도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것 같아서 나는 바로 그녀의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찾아왔어?”

“지아 씨가 의식을 잃었을 때 전화가 왔었고 내가 대신 받았어요. 너무 걱정하길래 대충 상황을 얘기해줬어요.”

배현우가 대신 답을 해줬고 이미연은 그런 배현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이 당신... 이였어요? 누구신지? 소개 좀.”

빨개진 얼굴을 한 나는 얼른 두 사람을 소개해 줬고, 둘은 의례적으로 악수를 청했다. 이미연은 궁금증을 못 참고 추궁하듯 물었다.

“그 외투도 이분 꺼?”

나는 뭐라도 들킨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고 배현우를 보며 미연이가 나를 챙기면 된다고 그만 들어가 보라고 했다. 배현우는 몇 마디 당부만 하고 먼저 병실을 나섰다.

이미연은 그제야 모든 과정을 꼬치꼬치 물었고 나는 간단명료하게 다시 한번 반복해서 상황을 설명했다. 이미연은 미친 듯 화를 냈고 나한테 이제 증거도 확보했는데 왜 그 미친 여자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지 물었다.

“그건 너무 싸게 후려치는 거니까!”

“내가 원하는 건 신연아를 다시 옛날로 돌려보내서 곤경에 처하는 게 뭔지를 보여 주는 거야. 그 인간이 본인이 살아야 할 삶이 뭔지 느끼게 한 다음에 감방에 보내 반성하게 만들어야지.”

나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말했다. 나는 이미연에게 나를 회사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사실 신씨 노부부가 사는 본가로 가려다가 사무실에서 일을 처리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신씨 집안에 전화해서 신호연 사무실로 불렀다. 차에서 내리기 전, 이미연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또 물었다.

“혼자 괜찮겠어, 정말?”

“걱정하지 마! 나 할 수 있어.”

말을 마치고 차 문을 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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