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4화 방귀 뀐 놈이 성내기

신호연은 무슨 일이 있음을 예감했는지 차가운 얼굴을 하고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한지아, 이게 대체 무슨 소란이야?”

나는 홱 하고 고개를 번쩍 들어 앞에 서 있는 신호연을 째려보며 말했다.

“소란을 피운다고? 내가? 신연아가 오면 알겠지. 이 소란은 누가 피우는 건지?”

신호연은 강경한 나의 태도에 고개를 돌려 이미연을 쳐다보았다.

“이미연, 이 사람 대체 왜 이러는 건데!”

이미연은 팔짱을 끼고 내 뒤에 서서 시큰둥한 얼굴로 신호연을 바라보았다.

“나한테 물으면 난 누구한테 물어볼까? 이따 여동생 오면 물어보면 되겠네.”

순간, 사무실 분위기는 상당히 냉랭해졌고, 다들 내가 좋은 의도로 이러는 게 아님을 눈치챘다.

마침 신연아가 요염하게 걸어들어왔고 아직도 얼굴엔 승전의 표정이 담겨 있었다. 사무실 안의 많은 사람들을 보고 그녀도 약간은 놀란 듯했고 나를 보며 쌀쌀맞게 물었다.

“새언니, 이게 무슨? 뭐 하자는 거예요?”

눈앞에서 원수를 보게 되니 나의 분노는 더 치밀어 오르는데, 신연아는 되레 아무 일 없는 척했고, 그 모습을 보니 갈기갈기 찢어 놓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나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쌀쌀맞게 말했다.

“뭐 하자는 거냐고? 일은 신연아 네가 저질러 놓고. 나한테 물으면 안 되지. 네가 한 일을 찬양이라도 해줘, 내가? 왜? ㄴ겁이나?”

“하... 내가 뭘 겁씩이나! 남자한테 안겨 간 건 내가 아니라 한지아 당신 아닌가?”

그녀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뻔뻔스럽게 적반하장으로 나를 내몰았다.

“오빠. 두 시간 전쯤에 새언니가 웬 남자한테 안겨 갔고, 바람이 났는지 뭔지 여러 사람 보는 데서 그것도. 두 시간 동안 어디서... 뭔 짓을 했는지 알 게 뭐야!”

신연아의 말은 내가 진짜 뭔 짓을 한 것처럼 들렸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연은 놀라운 속도로 신연아의 뺨을 때렸다.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반응하기도 전에 힘을 다해 세차게 때렸다.

신연아는 ‘악’하는 소리와 함께 비틀거리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고 응석 부리듯 말했다.

“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