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5화 개는 사람을 물 때 이를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서강훈을 남겨야 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내 입을 대신할 수 있었다.

내가 그 사람들이 모두 남아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 한 발짝 물러서려는 것이고, 신호연을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신호연의 아버지인 신건우가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데 사무실까지 찾아오는 거야, 신중하지 못하게. 집에 가서 얘기하면 안 되는 거야?”

신건우가 어르신의 자세로 훈계하려 했다.

“점점 꼴이 말이 아니구나.”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래도 예의를 갖춰 말했다.

“아버님, 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말이 아닌지 긴지는 곧 보시면 알 것입니다. 하지만 잘 듣고 잘 보세요. 누가 말이 아닌지!”

“한지아, 누구랑 얘기하는 거야?”

신호연이 버럭댔다. 내가 신 씨 집에 시집온 이후 이렇게 말한 적이 없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내가 얌전하게 말하는 것에 그들은 더 익숙했다.

나는 벌떡 일어섰다.

“신호연, 내가 얌전하게 말하는 것에 적응됐지? 나 지금 예의를 한껏 갖춰서 말하는 거야.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지 마, 정말 내가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꼭두각시라고 생각하는 거야?”

사실 이 말을 하면서 나는 입술이 계속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신호연은 천우 그룹의 프로젝트를 확신했기 때문에 나를 대하는 태도가 더 강경하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국민 남편이라는 예전의 이미지를 벗고 단물만 빼먹고 버리려는 수작이었다.

신호연은 내 행동에 깜짝 놀라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노려보며 내 생각을 짐작했다.

“한지아, 여기서 말썽 좀 그만 피워, 내가 뭐 했어? 남자한테 안긴 건 내가 아니라 너야, 네가 어떤 여자인지 내가 모를 것 같아? 네가 내 오빠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고, 뻔뻔하게 여기 와서 헛소리하는 거야?”

신연아는 오늘 내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자 조심스럽게 나를 향해 소리치고는 신건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빠, 우리 가요, 뭐 들을 게 있다고 그래요?”

“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