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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너무 치밀하다

나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를 보며 물었다. “왜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

배현우는 실소했다. 갑자기 내 곁으로 다가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주물렀는데 마치 방 안이 금방 햇볕으로 가득 찬 느낌이었다.

꽤 사람 가슴을 심쿵하게 하는 동작이었다. 배현우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단순한 행동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흔드는 부류다.

“제가 지아 씨를 좋아해요.”

나는 얼굴이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지금의 나는 애 엄마지만 어떻게 봐도 잘생긴 남자가 아무 거리낌 없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정말 감당할 수 없다. 그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런 감언이설은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애를 속이면 넘어갈 수 있지만, 내 딸도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될 나이인데... 지금 나한테 고백하니...

나의 실패한 결혼생활이 곧 끝나가지만,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돌싱’ 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남자가 나에게 사랑 고백하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나 자신도 알고 있다. 갑자기 숨이 막힌 듯 답답했다.

그는 내가 차가운 얼굴로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나를 끌어안았다. “왜 자신을 괴롭히고 그래요? 한 사람을 좋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 거예요.”

나는 그를 한 번 흘겨보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 이렇게 맛있는 저녁 식사를 앞에 놔두고 낭비하고 있다니, 제대로 즐겨야 한다는 생각에 그를 더 이상 관여하지 않고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그는 내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며 피식피식 웃었고 내 기분도 따라서 좋아졌다.

식사를 마치고 그는 벨을 누르고 웨이터가 들어와서 테이블을 거두었다.

배현우는 프로젝트들에 관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여기는 전체적인 핵심 프로젝트 방안이지만, 그중 한 조각은 이미 나눠서 외주 처리를 했고, 계약한 그 회사가 바로 신예 건축이다. 이름 듣고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 “신예?”

그는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당연히 신예를 알고 있다. 신예 건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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