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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점차 멀어져 간다

내 예상대로, 신호연은 이날 밤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덩달아 나도 온 밤을 뒤척이며 잠에 들 수 없었다.

새벽에 이미연이 계획 성공이라는 좋은 소식을 들려주었다. 이번에 증거를 확실히 잡았다고 했다.

내 마음은 여러 가지 생각들로 뒤엉켰다. 한순간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었다. 비록 모든 게 내 계획대로 순리롭게 진행되었지만,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다.

이 순리로움이 무엇을 암시하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집안을 치우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서도 신호연을 보지 못했다. 이제서야 깨달은 것 같다. 내가 이 판을 짜지 않았더라도, 신호연은 이미 점차 나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재차 나를 일깨웠다. 활을 쏘는 데 화살촉이 없다 해도 싸움은 계속 이어 나가야 하는 법이다. 도중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건 이미 돌아갈 길이 없다는 걸 의미하기도 했다.

이어서, 나는 서강훈더러 그에게 전화하라고 시켰다. 천우 그룹 쪽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고 지금은 두 곳만 결정됐고 신흥과 다른 한 개 회사는 아직도 소식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달하라고 했다. 이렇게 얘기하면 분명 회사로 달려올 것이다. 신호연은 야심이 엄청난 사람으로서 절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시각, 실시간 검색어에는 이미 몇 장의 사진이 풀렸다. 제목은 ‘J 회사 사장 추정, 모 여성과 모텔에서 잡혀... 싸우던 여성 중상으로 병원에 실려 가...’였다.

사진은 또렷하지 않았지만, 모자이크 처리로 봐서는 발가벗은 장면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싸운 흔적이 담긴 사진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신연아가 뒤에서 힘 좀 쓴 모양이었다.

진후빌딩 로비에는 이미 기자들이 쫙 깔려있었다.

한 시간 후, 신호연이 몸을 사리며 회사에 나타났다.

나는 시간을 재며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핸드폰을 들고 노발대발하며 신호연의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신호연이 풀이 죽은 채로 소파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엔 서강훈이 서 있었다. 아마 서강훈이 이미 나의 지시대로 할 소임을 모두 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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