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로에 도착한 나는 바로 경찰서로 들어갔다. 그리고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한 방으로 안내되었다.방 안에는 세 사람이 있었는데 이미연의 옆에 한 젊은 청년이 앉아있었다. 그 청년은 꽤 수려한 외모였으나 표정은 흙빛이었다.나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 청년은 아마 회사의 신입사원일 것이다.그런 이유로 아마 이미연은 책임을 회사에 떠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가 책임지게 된다면 신입사원에게 영향이 갈 것이므로. 이미연은 싹수가 보이는 후배는 절대적으로 보호해 주며 헌신하는 사람이었다.그리고 그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건방지게 앉은 모양새가 누가 봐도 이 사건의 주동자인듯 했다.“이대로 그냥 가려고? 어림도 없지. 똑바로 들으세요. 오늘 나한테 분명한 대답을 내놓아야 할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얼굴 바로 들고 다닐 수 없을 테니까. 제가 영상 인터넷에 뿌려버리면 어떻게 되겠어요?”그 소녀가 안하무인의 태도로 두 눈을 부릅뜬 채 청년을 바라보며 위협했다.방으로 걸어들어가던 내가 험악한 얼굴로 뒤돌아보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불쾌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꺼져! 아직 내 말도 안 끝났는데 어딜 들어와.”나는 어리둥절하며 소녀의 차림새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한눈에 봐도 ‘부잣집 딸’의 비주얼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몇백은 쉽게 웃도는 가격의 액세서리들을 주렁주렁 걸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인 가방만 보아도 절대 싸구려는 아니었다.나는 비록 브랜드는 잘 알지 못했지만 사치품인 것이 확실했다. 그러니 저 아이가 테이블 위에 보란 듯이 세워 놓은 것이다.이러한 그녀의 과시하는 행동들을 보아 절대 고귀한 집안의 딸이 아니라 하룻밤 사이에 벼락부자가 된 케이스일 것이다.나는 태연하게 그녀를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불었다.“저한테 한 말씀이에요?”그 소녀 애가 나를 매섭게 보더니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맞는데요. 왜요? 꺼지시라고요.”“하하. 건방지네요. 그럼 알려주세요. 제가 어떻게 꺼져드릴까요?”나는 그
주기찬은 마치 한 마리의 날쌘 치타처럼 눈 깜빡할 사이에 책상을 ‘휙’ 넘었다.우리가 미처 말리기도 전에 청년은 이미 소녀애의 목을 힘껏 조르고 있었다.“내가 감옥 가는 한이 있어도 넌 오늘 내가 죽인다.”이미연이 소리를 지르며 주기찬을 말렸다.“... 주기찬! 그만해!”나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미연과 함께 필사적으로 주기찬의 손을 아래로 당겼다.이때 경찰관 두 명이 뛰어 들어와 이성을 잃은 주기찬을 떼어내 제압했다.소녀애가 기진맥진한 채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크게 숨을 헐떡이며 씩씩대는 청년을 바라보는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또라이 같은 년. 정신이 나갔어. 넌.”주기찬이 욕설을 퍼부으며 숨을 몰아쉬는 그녀를 걷어차려다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바로 이때 문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한 중년 남자가 걸어들어왔다. 뒤로는 건장한 체격의 경호원들이 뒤따랐다.그는 눈앞의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바닥에서 숨을 몰아쉬는 소녀를 보고 놀라며 물었다.“연서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바닥에 주저앉아있던 소녀가 구세주를 본 듯 울음을 터뜨렸다.“아빠!...”중년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소녀를 품에 안고는 우리를 뒤돌아보며 분노 서린 눈으로 노려보았다.“누가 그랬어?”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여자애가 되바라진 것이 어른들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더니, 아버지라는 뒷배를 믿고 그랬던 것이구나.그 아이는 기세등등하여 이미연과 주기찬을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눈에 조금 전의 공포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듯했다.“이 사람들이요! 이 아줌마 둘이 이 사람 시켜서 저 죽이라고 했어요! 빨리 혼내줘요.”소녀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이미연을 가리키며 말했다.주기찬의 두 손은 여전히 두 경찰관에게 잡혀 있었다. 그러나 소녀의 행동을 보고 이미연이 괜히 일을 당할까, 걱정되어 앞으로 돌진하며 말했다.“제가 한 겁니다! 저한테 따지세요. 당신 딸은 미쳤...”주기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 남자가 큰소리를 쳤다.“때려!”
그 말은 우리가 그녀를 괴롭혔다는 소리였다. 덕분에 부녀는 더 의기양양해져 버렸다. 저 여자가 이곳에서 거침없이 행동하는 것 같더라니, 정말 빽이 있었던 모양이다.방금 들어온 그 사람은 겉보기엔 차갑고 원칙적인 듯 보였지만 조금 전 그 말은 누가 들어도 한쪽을 겨냥한 말이었다.그의 이런 태도에 부녀는 더 기세가 등등해졌다.“건방지기 짝이 없구나!”오대철이 이 틈을 타 호통을 쳤다.“나 이 오대철이한테 덤비는 놈은 살다 살다 처음이다. 감히 우리 딸을 괴롭혀? 이놈들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보구나. 저 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우리 연서가 마음에 들어 한 것만으로도 영광인 줄 알아야지. 어디서 감히 손찌검이야!”그는 노발대발하며 걸어와 단숨에 미연의 앞을 막아선 나를 홱 밀쳤다.아무런 대비 없이 밀쳐진 나는 균형을 못 잡은 탓에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이미연이 다급히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나는 눈을 질끈 감고 최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왼쪽 팔을 감쌌다. 그때, 등 뒤로 누군가의 체온이 느껴지더니 나는 그의 품에 폭 안겼다가 다시 부축을 받고 몸을 일으켰다.나는 놀라 식은땀이 흘렀다. 정신없는 와중에 고개를 돌려 보니 날 붙잡아준 사람은 다름 아닌 문기태였다.그는 말없이 날카롭고 서늘한 눈빛으로 오대철을 노려봤다.오대철은 꼿꼿이 서서 문기태의 시선을 받아냈는데 아무래도 그가 누군지 모르는 눈치였다.하긴, 문기태는 워낙에 나서는 걸 싫어하니 아무리 명성을 떨쳤다 해도 그의 얼굴을 본 사람은 드물었다.그러나 그의 서늘한 눈빛만으로도 오대철의 기세를 눌러주기엔 충분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큰소리치던 오대철은 후에 들어왔던 그 중년 경찰을 슬쩍 곁눈질하기 바빴다.하지만 그 사람도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다. 문기태는 그가 입을 떼기도 전에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오대철 소장님. 참 위엄 있으십니다. 하지만 자기 집안 위엄을 서에서 떨치려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소장?나는 소장이란 말에 잠시 멈칫했다. 어쩐지, 오연서
그의 돌발 행동에 모두 공포에 떨었다. 그가 당장 무슨 짓을 할 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오대철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그러나 문기태는 시선을 떨구더니 의자를 끌어와 적당한 위치에 놓은 뒤 이미연을 앉히고 부드럽게 말했다.“이미연 씨, 다쳤어요?”그러자 이미연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저 괜찮아요.”“어디 다쳤어요?”문기태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물었다. 그의 거듭되는 질문에 그 자리에 있던 몇몇이 움찔했다.이미연은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왼쪽 어깨를 꾹 눌렀다. 그녀의 구겨진 표정으로 보아 꽤 심하게 다친 모양이다. 우락부락한 남정네들이 주먹을 쓰니 그 힘이 세지 않을 리가 없었다.그러자 문기태가 조용히 물었다.“누가 그랬어요?”그의 목소리는 낮고 평온했는데 왜인지 등골이 오싹해났다.범인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뒤로 슬쩍 물러났다.문기태는 그런 그를 장장 5초 동안 집요하게 노려봤다. 그러더니 오대철에게 말했다.“소장님께서 오해라시니 한 번 들어 봐야겠네요. 제가 뭘 어떻게 오해한 건지.”그의 말에 오대철이 어쩔 수 없이 그의 부하들에게 눈짓을 보냈지만 아무도 나서서 말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었던 그는 입술을 달싹이기만 할 뿐이었다.그러자 문기태가 고개를 돌려 주기찬을 한 눈 보고는 물었다.“그럼, 그쪽이 말해보시죠.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말할 기회가 생기자 주기찬은 냉큼 이를 악물며 일어나 사건의 전말을 낱낱이 말해줬다. 그는 말할수록 점점 감정이 격해지더니 손을 뻗어 오대철을 짚으며 말했다.“저 인간이 사람을 시켜서 우릴 때렸어요. 그리고 저 사람은 그런 그들의 안전장치였고요.”문기태는 주기찬의 진술을 전부 들은 후 오대철을 보며 말했다.“소장님. 여기서 어느 부분이 오해라는 거죠?”“오씨 가문은 공권 남용을 일삼는군요. 집안 사람이 행패를 부리는 것도 방관하고 심지어 합당한 이유도 만들어주시는 소장님 능력 아주 대단하십니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요, 그딴 권리는 누가 당신들한테 준 거지?”말을 마친 문기
우리가 막 문을 나서는데 마침 달려온 배현우를 만났다. 우리 일행이 안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배현우는 급히 나를 끌어당겨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돌아가서 얘기해요.”나는 이미연을 돌아보며 조용히 물었다. “괜찮아?”“괜찮아... 단지 너무 아파!”이미연은 손으로 어깨를 감싸며 헤벌쭉 웃었다. “진짜 손을 쓸 줄이야! 그가 ”나는 문기태의 얼굴이 또 어두워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미연을 살짝 밀었다. “가 봐. 고집 피우지 말고 잘 얘기해 봐!”요즘 이미연과 문기태는 줄곧 냉전 중이었다. 사실 두 사람 모두 참아온 것이 보이는데 지금이 바로 화해 할 기회이다.눈치 빠른 주기찬도 얼른 문기태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이미연과 작별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미연은 안심되지 않아 그에게 당부했다. “어때요? 안 다쳤어요? 아니면 버티지 말고 병원에 가보는 게 어때요?” 주기찬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들을 혼내주니 이미 절반은 나은 것 같아요. 갈게요! 고마워요 미연 씨!”나와 배현우도 우리 차에 올라타 여전히 문 앞에 서있는 두 사람을 상관하지 않고 훌쩍 떠났다.차에서 나는 배현우에게 물었다. “어떻게 왔어요?”“위치가 계속 여기에 머물러 있는 게 이상해서 한번 와봤어요.”배현우는 말을 마치고 나를 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나는 배현우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다. 요즘 계집애들이 얼마나 무모한지 말했다. 배현우는 나를 껴안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건 당신이 미치지 않아서 그래요.”나는 아니꼽게 배현우를 바라봤다. “마치 당신은 이런 당돌한 계집애들을 많이 만난 것처럼 말하네요. 혹시 이런 여자들에게 막무가내로 대시받은적 있어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거예요?”배현우는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럼 그녀는 죽고싶은 게 틀림없어요. 내 눈에는 당신 외에 다른 여자들은 모두 공기처럼 보여요!”나는 이 말에 웃느라 배꼽이 빠질 뻔했다. 그가 누구를 공기처럼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들이 그를 위해 몰려드
배현우가 내 얼굴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그 준수하기 짝이 없는 용모가 바로 내 눈앞에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나도 그 사람처럼 할 수 있을지 자신한테 물었는데 그런 저력이 없어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그를 잃는다면 나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그의 숨결, 그의 목소리, 그의 눈동자 특유의 냉철함... 나는 전부 느낄 수 있다.그는 내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을 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생각 해요?”나는 적극적으로 그의 입술에 키스를 하고 매우 감동받은 말투로 말했다.“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를 찾아줘서 고마워요!”그는 내 눈에 입을 맞췄다. “바보!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은 내 것이라고 하늘이 정했어요.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배현우는 길고 하얀 손가락을 뻗어 내 눈썹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당신의 눈썹에는 점 같은 것이 전혀 없어요...”그러더니 사진을 확대해서 사진 속 그 사람의 눈썹을 가리켰다 .“바로 여기예요. 봐요...”배현우는 그 위치를 가리키며 나에게 보여주었다.“이것만으로도 나는 그녀가 당신이 아니라고 단정했어요.”나도 사진을 확대했다. 눈썹의 작은 점은 자세하게 모르는 사람은 전혀 알 수 없다!배현우가 이렇게 말해서야 확실히 작은 점이 있는 것이 보였다. 만약 실물을 보면 아마 이 정도 흠집은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이 사진을 봤을 때 나도 이 생각을 했지만 확신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지금 당신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설이가 죽지 않았다는 것이 확실하네요.”이 소식을 확인한 후 나는 이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 없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안했다.나는 걱정스럽게 배현우를 바라봤다. “그렇다면 그때의 소식은 진실이 아니라 눈속임을 위한 것이었겠군요! 배유정이 이렇게 한 목적은 또 무엇이었을까요? 우리가 지난번에 분석한 것처럼 그녀가 가짜 이세림이 남을 합리적인 핑계를 찾아준 것일까요? 하지만 이건 힘이 너무 많이 드는 거 아니에요?”배현우는 미간을
한참 후, 우리 모두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혔다. 이제부터 우리는 함께 서로 의지하며 살 것이다.배현우를 바라보며 나는 물었다. “그녀가 그렇게 멀리까지 볼 수 있을까요? 계속 이 여자애를 두고 있다고요? 그녀는 도대체 누구예요? 제 지금 부모님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요?”배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게 멀리 보지 못했을 수 있지만 아마 진작에 이 길을 가고 싶었을 거예요.”“설이를 제씨 가문에 보내는 걸 말하는 거예요?”나는 당황스러워서 배현우를 보며 말했다. 배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이재승과 제경선은 지울 수 없는 흔적이고, 제경선의 뿌리가 깊기 때문에 그녀는 두려움과 방어심리가 있었을 거예요. 그녀의 손 안에 있는걸 알게되면 그것이 무기가 되잖아요. 이것이 바로 이 여자의 출신을 알아내지 못하는 요인일지도 몰라요.”“설이가 당신 지금 부모님과 관련이 있는지는 당신이 기억을 되찾아야만 일부 중요한 비밀을 밝힐 수 있어요!”배현우는 말을 마치고 날 위로했다. “그래도 조급해 하지 말아요. 제가 사람을 배치하여 설이를 철저히 조사할게요. 그녀는 큰 사건을 만들지 못할 거예요. 때가 되면 제씨 가문에 연락해 볼게요.”“제씨 가문을 잘 알아요?”배현우의 말뜻을 들어보니 제씨 집안이 낯설지 않은 것 같았다. 역시나, 배현우가 말했다. “제씨 가문과 잘 알아요. 당신을 찾을 때 제씨 가문과 인연이 있었어요. 저는 일찍이 제씨 가문에 도움을 청한 적이 있어요.”“도움을 청했어요?”좀 의아했다.“내! 비밀리에 당신 외삼촌과 두 번 접촉했어요.”배현우가 말했다. “하지만 그때는 제가 어렸어요.”“제씨 가문에 대해 자세히 말해줄 수 있을까요?”나는 배현우의 얼굴을 쳐다봤다. “제씨 가문은 조금 특별해요. 관련 자료를 전부 줄게요. 사무실에 잠가놨는데 내일 가지고 올게요.”배현우는 거절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대답했다.“제 엄마 아빠... 아, 제 말은 이재승과 제경선이 자식이 저 하나라는 게 확실해요? 쌍둥이가 아니라
배유정은 결코 그녀를 그렇게 오랫동안 공짜로 먹여 살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틀림없이 그녀를 배현우를 상대하는 무기로 삼고 싶을 것이다.“게다가 그녀는 남씨 가문의 사업 미팅에도 나타나서 남씨 가문의 관심을 끌었어요.저와 남씨 가문의 관계는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는데 그녀가 이미 남씨 가문의 활동에 참석했다는 것이 문제를 잘 설명하지 않나요?”배현우는 생각에 잠긴 듯 옆모습이 어두워졌다.“그래서 남미주는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게다가 지금도 이세림은 여전히 남미주에게연락하고 있어요. 남미주는 그녀에게 다가가서 이에 대해 샅샅이 파악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나는 남미주의 의견을 배현우에게 말했다. “만약 남씨 가문의 사람을이 미덥지 않아서 배유정이 저와 남씨 가문의 관계를 이미 알았다면 이세림은 왜 아직도 남미주를 끌어들이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을까요?” “어쩌면 그들이 우리에게 준 것은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이 사람은 분명 배유정의 사람임이 확실해요. 그는 남씨 가문의 진짜 목적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요.”배현우가 분석했다. “그럼 남미주가 그들과 접촉한 것이 맞을까요?”나는 이 점이 좀 불안했다. “그때 가서 남씨 가문을 통제할 수 없을까 봐 걱정돼요. 원래 그들과 깊이 사귀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그래도 좋을 것 같아요. 남씨 가문도 같이 테스트해 봐요.”배현우는 뭔가 생각하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아직 배유정이 어떤 목적으로 왔는지는 알 수 없어요. 제가 걱정하는 것은 그녀들이 분명히 새로운 계획이 있다는 것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꼭꼭 숨겨둔 수를 모두 꺼낼 리가 없어요.”나는 고개를 들어 배현우를 바라봤다.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제가 처리할게요.”배현우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나는 그가 전략을 짜면 모든 걸음이 매우 치밀하다는 것을 안다. “아, 당신에게 할 말을 까먹을뻔했어요!”배현우가 화제전환을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의 말투도 편안해졌다. “뭔데요?”나는 물었습니다.“신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