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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줄곧 다른 사람의 아내였고 이지훈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바깥세상에서 서성이는 외부인이었을 뿐이다.

그때, 사물함 안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지훈은 이를 상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상대는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는 듯 집요하게 전화를 걸었고 이지훈의 휴대폰 벨 소리가 계속하여 시끄럽게 울려댔다... 마침내 그가 휴대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하자 다름 아닌 약혼녀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통화가 연결되고 약혼녀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훈 씨, 내일 웨딩드레스를 다시 수정하고 싶은데 같이 가 줄래요?”

약혼녀의 물음에 이지훈은 자동차 시트에 기대며 아무런 표정도 없이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는 상대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두 집안의 비즈니스 혼인일 뿐인데 대체 왜 이토록 진지하게 여기는 것인가.

그러나 그는 여자의 체면을 세워주며 쉰 목소리로 답해주었다.

“그래요. 제 비서에게 시간을 보내주시면 내일 같이 있어 줄게요.”

여자는 기분이 매우 좋은 듯 또 설레는 마음에 열심히 그에게 결혼식의 세부 사항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지훈은 그저 묵묵히 인내심을 가지고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딴 데 쏠려 있다.

그들의 혼인은 결국 비즈니스 혼인일 뿐이다.

...

유선우는 차를 임지혜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입구에 멈춰 세웠다.

차 문을 열었을 때, 유선우는 몸을 돌려 조은서를 바라보며 손바닥으로 핸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데 그 화면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이 흥미진진했다.

“저녁에 정말 데이트 안 할 거야?”

그에 대한 조은서의 대답은 문을 쾅 닫는 것이었다.

그러나 유선우는 오히려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여자에 대한 플러팅은 때론 성취감도 따진다. 만약 그녀가 쉽게 그와 함께 집에 간다면 오히려 중간중간의 즐거움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유선우는 정상적인 남자다. 하지만 마음속에 성에 관한 은밀하고 어두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는다.

조은서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임지혜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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