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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유선우가 한 말은 사실이었다.

오늘밤 조은서는 맞선을 보러 나온 게 맞았다. 그저 맞선 자리에서 아는 사람을 마주칠 줄은, 그리고 그 사람이 송이준일 줄은 예상하지 못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유선우에게 굳이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조은서가 창문에 기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왜요? 유선우 씨, 우리 둘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 그러니까 당신은 저한테 뭐라고 할 자격이 없다구요."

유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쳐다 보았다.

한참 뒤, 조은서가 차에서 내리려고 하자 유선우가 차문을 잠궈 버렸다.

조은서가 고개를 돌려 차가운 그의 옆모습을 쳐다 보았다.

유선우가 입을 열었다.

"저번에 얘기 다 끝나지 않았어? 생리적인 욕구가 있을 때는 만나는 걸로. 그새 까먹었어?"

조은서는 부끄러우면서도 화가 났다.

아무리 두 사람이 예전에 부부 사이였고 관계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가졌다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얘기하는 건 아직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화를 냈다.

"오늘 밤은 하기 싫어요."

유선우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와 그녀에게서 풍기는 옅은 술 냄새를 맡았다.

그가 조은서를 한참 동안 쳐다 보다가 천천히 말했다.

"하기 싫은 거야, 아니면 그냥 나랑 하기 싫은 거야!"

조은서가 얼굴을 피하며 일부러 차갑게 말했다.

"둘 다 싫어요."

"근데 난 하고 싶어."

말을 마친 유선우가 똑바로 앉더니 엑셀을 밟아 주차장을 나섰다.

그는 다리를 못 쓴지 2년이나 된 남자라고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빠르게 발을 놀렸다.

조은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듯 유선우가 무표정하게 말했다.

"사랑의 힘이야."

조은서는 유선우가 예전과는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그는 이런 오글거리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조은서는 유선우가 호텔로 갈 줄 알았다. 왜냐면 그는 화가 난 상태였고, 그녀와 당장 관계를 가지고 싶어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선우는 별장으로 차를 몰랐다. 두 사람이 결혼 후 오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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