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9화

일층에 정차 된 검은 캠핑카의 와이퍼가 오른쪽 왼쪽으로 계속 흔들렸다.

임 기사가 유문호에게 말을 걸었다.

"대표님이 표현을 잘 못 하셔서 그렇지 사실 엄청 걱정하고 계세요. 지금도 보세요. 비가 오는데 거동이 불편하실까봐 직접 약 가지러 올라가셨잖아요."

임 기사가 말을 덧붙였다.

"저희 집 자식 놈 보다는 백배 낫죠."

유문호는 그래도 20년 동안 보통 사람처럼 살았기에 임 기사와 자연스럽게 말을 주고 받으며 그의 아들을 칭찬했다.

임 기사가 기분 좋은 듯 웃으며 말했다.

"지금 대리 자리에 있는 것도 대표님께서 많이 챙겨 주시니까 하는 거죠. 대표님께 어떻게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유문호는 사실 마음속으로 유선우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그가 자리를 비운 몇 년 동안 YS 그룹은 유선우의 지도아래 시장가가 몇 배는 훌쩍 뛰었다. 이렇게 훌륭한 아들을 두고 있는데 어느 아버지가 자랑스러워 하지 않을까?

두 사람이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유선우가 오피스텔에서 내려 오더니 차에 올라 탔다.

기사가 시동을 걸려고 할 때 유선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YS 그룹 실험실로 가주세요."

'지금 이 시간에 실험실?'

임 기사는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백미러로 본 유선우의 표정이 매우 굳어 있었기에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엑셀을 밟아 실험실로 향했다.

6월 달의 폭우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다.

차 안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한참 뒤 유문호가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선우야 무슨 일 있어?"

유선우가 몸을 돌려 그를 쳐다 보더니 잠시 후 유문호의 약병을 그의 앞에 내보였다.

"이건 평범한 편두통 약이 아니에요. 위법성분이 들어있는 걸로 추정이 돼서 실험실에 가서 조사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유문호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럴 리가..."

그 말을 끝으로 유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표정을 굳힌 채 쏟아지는 폭우를 멍하니 바라 보았다.

유문호가 기억을 잃었던 진짜 이유가 수면 위로 올라 오려고 하고 있었다.

...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