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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장숙자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그녀는 여러 해 동안 사모님을 보살폈다.

박연희가 풋풋한 소녀였을 때 그녀는 물고기도 못보고, 피를 조금 흘려도 한참 동안 놀랬다. 그랬던 그녀가 지난번에 그런 큰 일을 저질렀으니 지금 생각해도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하지만 장숙자는 다시 생각해도 그녀가 참 잘했다고 생각하며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박연희가 조은혁을 보며 말했다.

“이제 출발해야해요. 점심에 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 어차피 갈 바에야 시간을 지체하지 말죠.”

조은혁의 검은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밖보다 어두컴컴한 차 안에서 그는 애써 그녀의 얼굴에서 아쉬움이라는 감정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보아하니 그녀는 지체 없이 그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진시아는 핑계일 뿐이고, 진작에 참지 못했던 그녀는 바로 이날을 기다렸을 것이다.

조은혁은 차문을 닫았다.

검은색 차가 서서히 떠나가며 바퀴가 겨울 서리를 밟아 미세한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미세한 소리조차도 모래를 긁듯이 조은혁의 가슴을 긁었다. 아픔을 참기 어려웠다.

그는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줄곧 서 있었다.

한참 후 도우미가 작은 소리로 주의를 주었다.

“대표님, 밖이 추우니 방으로 돌아가시죠.”

조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어가면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입술에 물고 고개를 숙이고 불을 붙이며 한 모금 길게 들이마셨다. 폐에 니코틴 냄새가 가득해지자 그제야 살아있다고 느껴졌다.

별장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하다.

도우미들은 오가며 일을 할 때도 주인님을 건드릴까 봐 살금살금 다녔다.

조은혁이 2층에 왔다.

안방 문을 밀자 어수선하게 깨진 도자기 조각들, 그리고 그가 선물한 보석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그는 한참을 보다가 쪼그리고 앉아 하나하나 주웠다.

제일 마지막으로 그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쥐고는 가만히 보았다.

얼마 전 그는 많은 노력을 들여서 그것을 다시 사왔다. 그때 박연희의 손가락 사이로 다시 반지를 끼워줄 때의 기분을 그는 기억한다. 하지만 그녀는 반지를 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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