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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8화 눈감아주다

노예찬은 키가 아주 컸다. 그런 사람이 떡하니 문 앞에 서 있자 여학생들은 손해를 볼까 봐 부랴부랴 도망쳤다.

그 사이에 연지아가 불러온 또 다른 경호원 두 명은 노예찬을 사정없이 때렸고 어느새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문을 지키며 그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끈질기게 버틴 끝에 성혜인은 자신의 지분율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나 간단하고 깔끔한 규칙들은 많은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성혜인이 마우스를 내려놓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노예찬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었고 목까지 꼬집힌 자국이 있었다.

한 시간 동안 싸웠는데도 승부가 나지 않은 걸 보니 두 경호원의 실력이 그닥 뛰어난 편은 아닌 것 같다.

노예찬의 부상은 점점 더 심해졌고 그는 기절하지 않기 위해 벽에 기댔다.

그 모습에 성혜인은 절로 한숨이 나왔다.

‘바보 같은 녀석.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시키는 대로 하다니.’

두 경호원은 문 앞에 서서 숨을 헐떡이며 성혜인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야. 너 우리랑 같이 하씨 가문으로 가자.”

“싫어. 어차피 그 사람들이 곧 이곳으로 올 거야.”

두 경호원은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다.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저렇게 당당한 거지?’

이때 그들의 핸드폰이 울렸다. 연지아에서 걸려 온 전화였는데 하씨 가문에 무슨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경호원들이 떠나자마자 성혜인은 노예찬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괜찮아?”

노예찬은 이마에 피가 줄줄 흐르고 있음에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변에는 많은 학생들이 모여있었는데 모두 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구경했다.

성혜인과 노예찬은 순식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구경꾼들 사이에는 교장과 다른 선생님들도 있었다.

교장은 여전히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콧등에 걸린 안경을 밀었다.

“혜인 씨, 출근 첫날부터 사고를 많이 치시네요. 사무실 꼴이 이게 뭡니까? 어떻게 배상할 거예요?”

노예찬은 코끝에서 느껴지는 피비린내를 맡으며 상황을 지켜봤다. 눈앞이 흐려지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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