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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3화

“고개를 숙이다니?”

맹유훈은 시선을 거두며, 흥미롭게 말했다.

“나는 이걸 고개 숙이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시대를 알아보는 것뿐이지, 좋은 새는 좋은 나무를 골라 살잖아?”

맹유훈은 화려한 진희 본사 건물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담아 말했다.

“예전에, 진희 그룹은 진해의 작은 스타트 업에 불과했어. 반면에 우리 맹씨 가문은 이곳의 거대한 존재였지. 그래서 나는 어디를 가든 항상 스타 대접을 받았었어. 그때의 나와 비교하면, 진희 그룹은 마치 시골에서 방금 나온 가난뱅이처럼,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신경도 쓰지 않았죠. 하지만 지금 어떤지 봐봐.”

맹유훈은 건물 위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H국에서 정상급에 속하는 가문 상속인들 중, 절반 가까이가 이진기 곁에 있어. 이진기가 허웅의 눈엣가시가 되었을 때, 나는 이미 이진기와는 건너서는 안되는 강을 건넜다는 걸 알고 있었어. 다만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지. 하지만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난 더 이상 이진기의 상대가 안되니까.

그런데 왜 이진기에게 맞서서 허웅을 도왔냐고? 그건 내 열등감 때문이야. 어떻게 한 시골 마을에서 가장 밑바닥, 가장 초라한 집안 출신이 나보다 높은 곳에 설 수 있고, 나보다 멀리 볼 수 있단 말인가? 내게 코웃음치던 그 많은 귀공자들이 이진기 앞에서는 하나같이 친절하게 대하는 걸 보고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다정하게 말하는 걸 보하기 좋아 보이지 않느냐?

그런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

맹유훈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이진기와 경쟁해야 하지?”

“예전에는 이진기가 나보다 낫다 보니까, 내 모든 걸 빼앗길까 봐 무서웠어. 근데 지금은, 이진기가 이미 너무 뛰어나니까 내가 있는 이 계층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나만 볼 거야. 이진기랑 나를 비교하지도 않고, 내가 가진 것들에 이진기는 관심도 없으니까 경쟁할 일도 없지.

나는 여전히 동남에서 50년에 한 번 나올 법한 천재야. 이진기한테는 누가 그런 천재라는 말을 쓸까? 이진기도 그런 칭호를 우습게 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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