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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8장

하문준과 당난영이 데릴사위를 꿈꾸는 동안 하현은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중이 아무리 절이 싫어도 완전히 절을 떠날 수는 없었다.

그는 안전을 위해 며칠 동안 가든 별장에 머물렀다.

다음날 이른 아침, 봄비가 촉촉이 내린 가든 별장의 공기는 이슬의 향기를 품은 듯 상쾌했다.

아침 산책을 하던 하현은 마침 아침 운동 준비를 하던 하수진을 만나 버기카를 타고 가든 별장 뒤편에 있는 사설 골프장으로 따라나섰다.

하수진은 산뜻한 미니스커트의 골프복을 갈아입고 무릎까지 오는 긴 양말과 뿔테 선글라스를 착용해 명품 이미지를 물씬 풍겼다.

그녀가 하현을 데리고 골프장으로 걸어갔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청춘의 활기와 기운이 가득 흘렀다.

하현은 골프채를 손에 들고 싱긋 웃어 보이며 말했다.

“하수진, 난 지금 풍랑 앞에 서 있는 처진데 당신은 그런 나를 데리고 골프를 치러 오다니. 당신은 내가 끌려가 내쫓기는 게 두렵지 않아?”

노부인의 명령대로라면 하현은 어젯밤 10시에 항성과 도성을 떠났어야 했다.

하지만 하현은 노부인의 명령을 듣고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먹고 자고 한 것이다.

이미 노부인이 명령한 출국 시간은 10시간이나 훌쩍 지나 있었다.

항성 전체가 침묵을 가득 집어삼킨 도시처럼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마치 태풍 전야를 맞이하는 심정으로 하현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현은 이 상황에서 의문이 들었다.

“큰일을 앞두고 이렇게 차분할 수 있다니, 참.”

하현의 말에 하수진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항도 하 씨 가문의 가훈이야.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지. 그에 반해 당신은 아주 잘 하고 있어.”

“아버지의 성품이 그러셔. 아버지도 당신을 조금도 걱정하지 않고 당신도 자신을 걱정하지 않는데 내가 왜 당신을 걱정해야 해?”

“그리고 내가 보기엔 하늘이 무너져도 당신은 솟아날 사람이야!”

“내 말이 맞지?”

“그런 이유로 당신을 데리고 나온 것이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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