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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사부님, 정말 참을 수가 없어요. 하하하하.”

진루안은 정말로 참지 못하고 왼손을 놓자 방자하게 크게 웃었다.

그는 정말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스승님이 뜻밖에도 어느 날, 한 아이에게 눈을 주먹으로 맞고 판다가 되었다.

이 주먹은 스승에게 있어서는 당연히 아무런 실질적인 상처도 없을 것이지만, 결국 스승의 눈을 밤탱이로 만들었다.

백무소가 추태를 보인 걸 본 적이 없는 진루안은 이 순간에도 이런 장면을 정말 보고 싶었다.

‘결국 이전의 스승이 자신을 때렸는데, 이번에 이렇게 좋은 기회를 잡아서 내 제자도 스승님을 한 번 때린 셈이야.’

백무소는 화가 나서 진루안을 노려보다가 다실의 주빈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너는 역도야!”

백무소는 답답하게 진루안을 노려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앞에 있는 조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조경은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창백한 표정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앞에서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뜻밖에 한 방에 백무소를 답답하게 만들었으니,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다. 일단 백무소가 화를 내면, 자신은 평생 진루안을 스승으로 모실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할까 봐 두려웠다.

백무소가 왼쪽 눈을 비비자 그의 손에 은은한 금빛이 보이면서, 곧 검푸른 눈언저리가 순식간에 평소와 같게 회복되었다.

진루안은 부득불 스승님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실력은 이미 다른 경지에 이르렀고, 그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경지였다. 물론 그 자신의 실력으로 볼 때 전 세계적범위에서도 피라미드 꼭대기에 들어가는 존재에 속한다.

용국 안에는 그보다 실력이 강한 사람도 몇 명 없다. 설령 경지가 자신보다 좀 높다 하더라도 전투력이 반드시 강한 것은 아니다.

전산종의 종주가 좋은 예다.

“너 고개 들어!”

백무소는 고개를 들어 몸 앞의 조경을 보고 말했다. 지금 백무소는 이미 대단히 신중한 표정이었다.

조정은 감히 백무소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얼른 고개를 들어 백무소를 바라보았다. 용국을 위해 무수한 전공을 세운 이 동청왕은 용국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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