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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비굴하게 아첨하다

하정훈은 자기 마누라를 노려보고, 고개를 돌려 겁에 질린 세화에게 허리를 굽혔다.

“진세화 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발 자수하지 마세요. 당신이 저를 때린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는 더 맞아야 합니다!”

말을 마치자, 또 자신의 뺨을 후려쳤다.

옆에 있던 라미란은 어안이 벙벙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녀는 남편이 건드려선 안 되는 사람을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눈치챘다.

“하 주임, 이, 이…….”

세화와 부모도 어리둥절했다. 마침 걸어오는 동혁을 보고 그녀는 재빨리 물었다.

“동혁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예요?”

“내가 주택건설국에 가서 손을 좀 봐줬어. 더는 우리 집에 보복하지 않겠다고 했어.”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은 그제야 하정훈이 온몸이 상처투성이임을 알아차렸다. 하정훈은 공손하게 말했다.

“맞습니다, 이 선생님이 저를 훈계하셨습니다. 진세화 씨, 제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감히 그러지 않겠습니다.”

“하 주임, 정말 우리에게 복수하지 않을 건가요?”

세화는 안심하지 못하고 물었다. 그녀는 아마도 하정훈이 지금 동혁에게 맞는 게 두려워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시 우리가 떠난 뒤에 하정훈이 더욱 심하게 보복하는 건 아닐까.’

“아니, 아니요, 이보다 열 배, 아니 백 배 더 심하더라도 저는 감히 보복하려 들지 않겠습니다.”

“하세량 삼촌이 저를 직접 훈계하셨습니다. 안심하세요.”

하정훈은 마치 땅을 파고들 것처럼 머리를 바닥에 숙였다.

곧이어 그는 가지고 있던 서류 가방에서 서류 한 부를 꺼내 공손하게 앞으로 내밀었다.

“이것은 향방주택단지의 허가증입니다. 진세화 씨가 한 번 살펴보세요.”

세화는 서류를 받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동혁씨가 주택건설국에 가서 하정훈을 한바탕 때렸어?’

‘하세량은 또 하정훈에게 사과하라고 훈계를 했어?’

‘게다가 허가증도 준다고?’

그들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사실이 바로 눈앞에 펼쳐졌다.

모든 풍랑이 가라앉고, 집에 돌아와서야 온 가족이 마침내 마음속의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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