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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다들 아무것도 손대지 마

“왜 또 네가 뒤에서 부추기는 거야? 넌 사람을 속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류혜진은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만약 소란이 크지 않고, 저 오랜 친구들이 동혁이 자신의 사위라는 것을 알게 될까 봐 걱정만 안 돼도, 그녀는 이미 동혁을 쫓아냈을 것이다.

“혜진 이모, 화내지 마세요. 집들이를 하는 날이니 즐겁게 보내자고요. 괜히 저 사람 때문에 기분 망치지 마시고요.”

정경래는 또 좋은 사람인 척했다.

류혜진은 그의 말을 듣고 잠시 동혁에게서 관심을 거두며 말했다.

“정 군, 곧 연회가 시작되니 잠시 후에 무대에 올라 나를 도와서 몇 마디 해 주겠어요? 내가 말솜씨가 별로 좋지 않아서 말을 더듬어 모두에게 웃음거리가 될까 봐 걱정이에요.”

정경래는 어리둥절했지만 미친 듯이 기뻐했다.

류혜진이 자신을 무대에 올려 세희 씨 가족을 대표하여 인사하게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엄마, 정경래 저 사람은 우리 집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그 사람에게 얘기하게 할 수 있어요? 동혁 씨나 제가 올라가서 할게요.”

세화는 초조해 일어서 류혜진에게 말했다.

류혜진은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어. 세상 물정에 밝은 정 군 말고, 대체 동혁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니? 그만둬, 내가 지금 얼마나 화를 참고 있는지 알아? 나중에 집에 가서 얘기해!”

그녀는 정경래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서 세화가 그에 대한 생각을 바꾸길 원했다.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정경래는 얼른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크흠, 친척분, 친구분들 안녕하세요. 저는 정경래라고 합니다. 모두들 저를 정 군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곧 연회가 시작됩니다. 그전에 혜진 이모가 집안을 대표해서 여러분에게 몇 마디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모두들 오늘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대접이 소홀하다 여기신다면, 제가 여기서 먼저 사죄하겠습니다.”

박수 소리가 요란했다.

모두들 이 멋지고 대범한 젊은이에게 호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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