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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유진월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다시 한번 사과했다. “이민혁 님, 늙은이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래요. 님이라니 이만하고 용서해 주시오.” 옆에서 엄빈이 거들어 주었다.

이민혁의 어두운 낯빛으로 엄빈에게 말했다. “용서해 주라니. 아까 저한테 이런 태도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엄빈의 안색이 순식간에 흉측해졌다. 그러나 그의 말에 더 이상 토를 달지는 않았다.

유진월이 이민혁을 보며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대단한 분을 알아보지 못한 잘못입니다. 20억을 배상금으로 바쳐서라도 사과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이민혁이 살짝 웃었다. 그는 이런 작은 일로 유진월을 핍박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20억이라면 그는 웃으며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아까 그들의 태도는 무척이나 무례했으므로 봐줄 생각은 없었다.

이민혁이 민진이 사용했던 찻잔에서 찻물을 손가락에 묻혀 테이블에 계좌번호를 적으며 대답했다. “그럼, 거절하지 않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그는 붙잡기도 전에 훌쩍 떠나버렸다.

유진월이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며 묵묵히 계좌번호를 종이에 적으며 혼잣말했다. “젠장. 장거성, 날 이렇게 엿 먹이다니. 이 공도는 반드시 되찾고 말겠어.”

말을 마치고 그는 즉시 이민혁의 계좌에 돈을 넣었다. 그리고 엄빈에게 말했다. “미안합니다. 엄 사장님. 제가 장거성을 처리하게 되면 꼭 돌아와 서경의 친구에게 알릴 테니 안심하세요.”

엄빈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유진월은 분개하며 떠났다. 이번 일로 유진월은 잃은 게 너무 많았다.

유진월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지유가 2층에서 내려와 홀에 왔다.

남지유가 텅 빈 홀을 보고 물었다. “엄 사장님, 오늘 경매가 있다고 들었는데 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이미 끝났어요.” 엄빈이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남지유가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 저도 이만 갈게요.”

말을 마치고 남지유는 곧장 떠났다.

그녀가 밖에 나왔을 때 이민혁은 이미 차 안에서 기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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