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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한밤중에 맨발에 잠옷 하나만 걸친 채, 잠옷 위에는 얼룩이 가득하다. 누구든 이 소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여자애는 눈물을 흘리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남지유는 곁에서 끊임없이 위로하며 사실을 말하도록 타이르고 있었고 이민혁은 옆에서 바라보고만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애가 드디어 조금 안정되었다.

남지유는 여자애를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가서 잠옷으로 갈아입히고. 세수도 시키고 다시 거실로 왔다.

깔끔히 단장된 여자애는 예뻐 보였는데 어떤 험한 일을 당했는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남지유는 라면을 끓여주고 인내심 있게 위로하고 도와주었다.

마침내 라면을 다 먹은 후에야 아이는 사실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여자아이의 이름은 송연이었고, 시골 사람이었으며 그의 남자친구는 서경에서 대학을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도 남자친구를 따라 서경에 왔고 아르바이트하며 남자친구가 공부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찾은 후에는 남자친구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져 욕설부터 시작하여 손을 드는 일도 잦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밤,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고 매를 들더니 집 밖으로 내쫓았다고 한다.

그녀는 갈 곳 없이 길거리에서 방황하다 두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여자애의 말을 듣고 남지유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이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이 있다니. 짐승보다 못한 놈. 사람이라고 하기도 아까운 자식.'

“걱정하지 마. 이제 여기서 살아. 내가 일 찾아줄 테니까 아무 생각 하지 말고. 그런 짐승만도 못한 놈은 눈물 흘려주는 것도 아까우니까.” 남지유가 위로해 주었다.

송연이 온순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남지유는 그녀를 꼭 안아주며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민혁도 옆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보다 못한 자식 같으니.

“그 사람한테서 돈이라도 받아낼까? 뒷바라지하느라 몇 년 동안 적지 않게 썼을 것 같은데.” 이민혁이 물었다.

여자애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요. 저는 더 이상 그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도 관계를 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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