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세요. 일단 흥분 좀 가라앉히시고, 이대로 가다간 저들이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사살하려 할 거예요. 지금 앞뒤에 저격수들이 살피고 있으니까 최대한 진정하시고 잘 피해요.”남자가 멍하니 이민혁의 말을 듣다가 머리를 이민혁의 뒤에 붙이며 물었다.“어떻게 알아요?”“이전에 군인이어서 이런 일은 적지 않게 겪었으니, 절 믿어요.”이민혁이 대답했다.남성은 이민혁의 뒤에서 몸을 움츠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몹시 당황한 모습이었다.이때 흰 셔츠를 입은 여인이 입을 열었다.“요구가 있거든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우리는 가능한 맞춰드릴 의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질은 절대 건드리지 말아요.”남성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여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다급함에 급기야 이민혁에게 물었다.“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합니까?”이민혁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우선 마음을 가라앉혀요. 머릿속에서 해야 할 말을 잘 정리해서 이성적이게, 최대한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해요.”이민혁의 침착한 말투와 태도는 남성에게 자신감을 주었고, 그는 천천히 침착함을 되찾으며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이때 흰색 셔츠를 입은 여인이 이민혁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이민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이민혁은 수심에 가득 찬 얼굴이었다. 영계의 경지까지 오른 그는 당연히 이런 상황이 두려울 리 없었고 그 역시 공포에 질린 연기를 할 수는 없었다.여인이 그런 이민혁을 보고 더욱 의심이 생겼다.‘무슨 인질이 이런 상황에 이렇게 침착해?’이때 마침내 남성이 입을 열었다.“저는 강여민이라고 합니다. 1년 전 저는 석형사업회사. 아니, 사실은 길거리 불량배 정석형에게 유인되어 그가 만든 도박판에서 돈을 잃고 고리대금까지 빌렸습니다. 20억 원의 고리대금을 갚고도 현재 이자가 끊임없이 불어나 60억 원의 빚이 남아있는데 그는 저에게 계약서를 쓰도록 강요하여 회사를 뺏어갔습니다. 저는 지금 가족도 잃고 모두 뿔뿔이 흩어졌고 앞으로 살아갈 희망조차 없습니다
이를 알아챈 이민혁이 재빨리 소리쳤다.“다들 가만히 계세요! 지금 투항하려고 하니까.”이민혁이 말함과 동시에 강여민이 날카로운 칼을 버리고 두 손을 들었다.이민혁도 손을 높이 든 채 흰 셔츠를 입은 여인 앞으로 천천히 걸어왔고 여인은 성큼성큼 앞으로 나와 이민혁을 홱 잡아당긴 뒤 손을 뻗어 허리 뒤로 가져갔다.그러나 이때 이민혁이 그녀의 손을 제압해 버렸다.강한 힘이 여인의 손을 감싸고돌며 여인의 움직임을 제한했고 여인은 의아한 눈길로 이민혁을 바라보았다.이민혁이 말했다.“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요. 그는 이미 투항했고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습니다.”이때 강여민은 이미 무릎을 꿇은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이민혁이 여인의 손을 놓자 여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특근들에게 손짓했다.한 무리의 특근들이 우르르 몰려와 강여민을 통제하고 신속하게 경찰차에 태웠다.상황이 정리된 것을 보고 여인이 돌아와 이민혁에게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이민혁입니다.”“강여민과 무슨 사입니까?”“모르는 사람입니다.”“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아까 둘이 무슨 말 했어요?”“절 죽이지 말라고요.”“그게 다예요?”“그럼요?”흰색 셔츠 여인이 이민혁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무술 했어요?”“그렇습니다.”이민혁의 대답에 여인이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했다.“어쩐지 너무 침착하더라니, 그럼 돌아가서 진술서 작성하시죠.”“아뇨. 제 진술은 별거 없습니다. 손으로 기록해도 똑같을 겁니다.”그의 대답에 여인이 이민혁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명령했다.“여기, 사람 한 명 와서 현장 진술 받아 적어요.”옆에 있던 한 여 특근이 공책을 들고 와 진술을 받아적기 시작했다.“말해봐요.” 여인이 말에 이민혁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차를 몰고 지나가다가 비명이 들려서 살펴보다가 납치됐습니다.”“그게 다예요?”여인이 묻자, 이민혁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아주 진실한 진술입니다.”“서명시켜요.”여 특근이 공책을 건네
몇 년 전 대출금 때문에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것도 어디 한두 건인가.더군다나 수많은 피해자는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었다.다행히 근래 국가에서 사채업자들을 타격하면서 그 수가 줄어들었더랬다.그러나 아직도 이런 업종에 종사하면서 서민들을 괴롭히는 뿌리 깊은 세력들이 존재했다.정석형이라는 사람 역시 쉽게 끌어내릴 수 있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안수연의 능력 또한 아직 확실하지 않다.이민혁이 한참을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그는 앞으로 조금 더 지켜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수연이 방법이 없어 물러날 때 스스로 손을 써도 늦지 않을 것이니까.사실 이치대로 말하면 그는 이런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관여해서도 안 되고, 세상사 모두 다 관여할 수도 없는 일이다.그러나 방금 강여민의 소동을 끝내기 위해 회사를 돌려줄 것이라 약속했으므로 만일 안수연이 해결하지 못할 경우 그는 어쩔 수 없이 이 일에 간섭해야 했다.긴 한숨을 내쉬며 그는 천천히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이맘때쯤 강여민은 형사수사대 심문실로 끌려가고 있었다.안수연은 직접 강여민의 맞은 켠 의자에 앉아 심문을 시작했다.강여민은 어떻게 그에게 속았고 어떻게 고리대금을 빌리게 되었는지, 20억의 빚이 어떻게 80억으로 불어나게 된 건지, 또 어떤 협박을 받고 계약서를 체결하여 회사를 잃게 된 건지 일련의 자초지종을 전부 말했다.말을 마치자 안수연은 그에게 진술서를 보여주고 서명하도록 했다.“강여민 씨, 당신이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안수연이 물었다.그러자 강여민이 얼른 대답했다.“장담합니다. 저는 오늘 제가 한 말에 대해 어떠한 책임이든지 질 수 있습니다.”“좋습니다.”안수연이 차갑게 대답했다.“지금부터 당신은 소란죄로 구속될 겁니다.”“겨, 경찰관님.”강여민이 급히 말했다.“정석형은 잡지 않고 왜 저를 구속하는 거예요? 전 아무도 해치지 않았어요.”안수연이 대답했다.“당신은 인질을 납치하여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했죠. 이건 당신에
이민혁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어디까지 가는 거예요?”“안 알려줄 거면 됐어요. 어차피 민혁 씨가 대표님이니까 전 알 권리가 없죠.”말을 마친 남지유가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고 그제야 이민혁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조현영은 내 이전 같은 반이었던 동창이에요. 조현영이 사기꾼을 만났는데 그게 우리 회사에 영향이 갈까 봐 해고해달라 한 거예요.”“아, 그렇군요.”남지유는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보니까 조현영 씨 되게 이쁘던데, 그 일 하나로 바로 해고한 거예요?”“그럼 뭐, 떡국 한 그릇 더 먹을 때까지 기다려요?”이민혁이 사뭇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장난을 쳤다.남지유가 유쾌하게 웃으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식사를 마쳤고 이민혁은 먹다 남은 잔과 그릇을 남기고 또 허둥지둥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남지유는 한숨을 내쉬며 묵묵히 뒷정리하고 주방으로 갔다....이튿날 아침, 이민혁이 세수를 마치고 거실로 가자 눈에 띈 것은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거실에 앉아 자신을 기다리는 남지유였다.“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이민혁이 묻자 남지유가 대답했다.“네.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요?”“있을 거예요.”“좋아요. 그럼 오늘 제가 저녁 살게요. 다른 사람과 약속 잡으면 안 돼요.”남지유의 말에 이민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매일 함께 밥 먹는 사이인데, 밖에서 약속까지 잡으면서 저녁을 산다고요?”그제야 남지유가 우물쭈물하다가 나지막이 말했다.“오늘 제 생일이에요.”“아.”이민혁이 문득 깨닫고 대답했다.“그렇군요. 그럼, 오늘 잘 축하해줘야겠네요..”남지유가 미소를 지으며 흔쾌히 대답했다.“네!”말을 마친 그녀는 즐거운 표정으로 출근했다.이민혁은 거실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매일 함께 밥을 먹는 여자가 생일을 쇤다는데 무엇을 선물로 해야 좋을까?금은보화는 좀 촌스러운 것 같고, 또 너무 간단한 선물은 할 수 없었다.그는 한참을 생각하다 역시 안 되겠어서 팔선
돌 노름이란 바로 돌의 겉모습을 보고 그 안에서 좋은 옥이 나올 수 있는지 내기를 하는 것이다. 만일 좋은 옥이 나온다면 돈을 버는 것이고, 나오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보는 것이다.노름판의 ‘칼질 하나에 가난함, 칼질 하나에 부자’라는 말도 이것에서 온 것이다.시장을 거닐던 이민혁이 공교롭게도 이 노름을 마주친 것이었는데 마침 그도 좋은 옥기가 필요했던지라 망설임 없이 천옥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점원은 열정적으로 환영했고 얼른 그를 데리고 방을 지나 천옥방의 뒤뜰로 왔다.이곳은 천장이 뚫린 삼사백 평의 정원으로, 정원에는 크고 작은 돌들이 가득했고 모양도 각양각색이었다.이 돌들에는 가격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가장 낮은 가격은 수백만에 달했고 높은 것은 10억에 달하기도 했다.정원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사방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있었고 때때로 돌의 가치를 평가했는데 마치 모두가 전문가처럼 보였다.그러나 이런 돌에 대해서 이민혁은 완전히 문외한이었다. 그의 눈에 이 돌들은 크기와 모양이 다른 것 외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다만 이민혁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강한 정신력과 영력이 있었다.대충 정원 안을 훑은 이민혁은 한편의 태사 의자에 앉았다.그러자 점원들이 차를 들고 와 옆 탁자 위에 놓았다.감히 돌 노름을 하는 자들은 모두 있는 집안의 사람들이었고, 천옥방 사장 역시 이 이치를 알고 있었다.그러므로 이곳의 의자며 차며 모두 고급품이었고 서비스도 특별히 세심했다.이민혁은 자리에 앉아 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전화를 들어 각종 옥석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했다.그는 이러한 옥석에 관해서는 눈이 까맣고 아무것도 몰랐기에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30분이 지나자 뒤뜰에는 이미 30여 명이 모여 있었다.천옥방의 사장은 한복을 입고 빙그레 웃으며 와서는 모든 사람에게 악수를 청했다.잇달아 답례하는 사람들 가운데 이민혁만이 여전히 휴대전화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50대로 보이는 사장은 보기에 매우 활기찼고 그의 눈이 수많은 사람
‘정석형’이라는 이름에 이민혁은 순간 벙쪘다. 녀석, 정말 공교롭게도 네가 그 자식이었구나.이때 정원에 있던 사장을 포함한 몇 명의 손님들이 모두 어리둥절해졌다. 정석형이라는 사람은 뜻밖에도 나름대로 명성이 있는 사람이었다.사장이 정석형에게 다가가 예의를 표했다.“정 대표님, 모처럼 이 작은 가게에 왕림해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그래.”정석형이 오만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사장이 이어서 말했다.“그러나 팔선궁에는 줄곧 이런 규칙이 있었기에 대표님이라 하셔도 가격 경쟁을 하셔야 합니다.”“내가 뭐라 했어? 가격 경쟁인지 뭔지 하면 되잖아.”정석형이 냉랭하게 대답했다.사장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이민혁에게 와서 물었다.“손님, 혹시 이의 있으신지요?”“없습니다.”규칙이라면 규칙대로 하면 될 일이다. 이민혁도 신경 쓰지는 않았다.이때 사장이 말했다.“좋습니다. 그럼 이곳에 계신 분들을 증인으로 삼고 가격 경쟁을 시작하겠습니다!”다른 사람들은 구경거리가 생기자 오히려 기뻐하며 손뼉을 쳤다. 이런 일은 결코 흔한 구경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사람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천천히 차를 마시며 가격 경쟁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사장이 사방을 둘러보더니 천천히 말했다.“이 돌의 표시 가격은 2,400만이고, 매번 인상 가격은 200만입니다. 어느 분이 먼저 하시겠습니까?”정석형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시작했다.“2,600만.”“2,800만.”이민혁도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의 정신력으로 보았을 때, 이 돌은 밀도가 아주 높아 좋은 옥임이 틀림없었다.“3,000만.”“3,200만.”“4,000만.”정석형이 바로 800만을 높이 부르고 여유롭게 차를 마셨다. 그러자 이민혁이 잠시 읊조리다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4,200만.”정석형이 안색을 가라앉히며 냉랭하게 말했다.“4,400만.”이민혁은 매우 냉정한 모습이었다. 매번 200만 원이 인상되었고 두 사람의 연이은 대답에 가격도 끊임없이 치솟았고, 주위의 구경꾼들도 서
많은 사람의 탄식 소리가 들려오자 정석형은 화가 나 태사 의자의 팔걸이를 내리치며 노발대발했다.“1억 6,000만.”이것은...모두가 보아낼 수 있었다. 이민혁은 이미 정석형의 노여움을 크게 샀고, 이 가격 경쟁은 더 이상 노름판이 아니라 정석형의 체면을 지키는 싸움이 되었다는 것을.사람들의 시선이 이민혁을 향했다. 모두가 이민혁이 어떻게 행동할지 긴장감 속에서 지켜보고 있었다.이민혁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웃으며 말했다.“정 대표님 기백이 있으시네요. 이 돌은 대표님께서 가져가시지요.”그의 말에 사람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또 구경거리를 끝까지 보지 못한 아쉬움도 조금 남았다.마치 분량이 적은 맛있는 음식을 다 먹어버려 아쉬움이 남는 기분이랄까.그러나 이때 정석형을 아는 사람들은 이미 이민혁을 걱정하기 시작했다.정석형은 속이 좁아 사소한 원한도 반드시 갚아야 성에 차는 사람이었다. 이민혁이 그를 이 정도로 화나게 했으므로 앞으로 반드시 모든 일이 번거로워질 것이다.이때 정석형이 코웃음을 치며 찻잔을 들었다.사장이 급히 정원 중심으로 달려 나와 큰 소리로 말했다.“정석형 대표님께서 1억 6,000만에 낙찰하셨습니다.”정원에 있던 사람들이 잇달아 손뼉을 치며 축하를 표했다.그러나 몇몇 노름판의 베테랑들은 이 돌이 이미 그 자체의 가치를 크게 초과했음을 알고 있었다.농구공만큼의 작은 크기였으므로 어떤 좋은 옥이 나와도 이 값보다는 덜할 것이었다.최고급 비취류 옥석이 아닌 이상 무조건 손해 볼 장사였다. 그리고 이 돌이 비취류 옥석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며 감히 그 확률이 0에 달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사장이 정석형에게 물었다.“정 대표님, 자를까요?”“당연히 잘라야지. 그럼 장식품으로 이 돌을 집에 가져가라고?”정석형이 오만하게 대답했다.사장이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며 즉시 노동자를 불러 기계로 돌을 옮겨 현장에서 썰도록 했다.구경꾼들이 즉시 돌 주위를 에워싸며 이 1억 6,000만 원어치의 돌이 본전을 되찾을 수
이민혁이 가리키는 돌은 디딤돌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생각했길래 저런 보잘것없는 돌을 사려고 하는 건지, 이 돌은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아 디딤돌로 사용된 것인데, 어떻게 그 안에 옥 같은 진귀한 물건이 있을 수 있겠는가.사장조차도 멍하니 있다가 한참 지나서야 대답했다.“손님, 저것은 단지 경관석일 뿐, 원석이 아닙니다. 손님께서 착각하신듯합니다.”“압니다.”이민혁이 담담히 말했다.“그런데 사장님은 돌로 장사하는 분 아니십니까. 얼마입니까?”“그게...”사장도 대답하기 어려운 물음이었다. 이 일에 종사한 지 여러 해가 되었어도 디딤돌을 가리키며 가격을 묻는 상황은 겪은 적이 없었으므로 그는 한참이나 생각해야 했다.이때 정석형이 갑자기 피식 웃으며 말했다.“풉. 이런 강가에서 주운 돌에도 옥이 나올것이라 생각하는건가?”“만약 정말 나오면 어쩌려고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아닙니까.”이민혁이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이민혁의 말에 많은 사람들은 분분히 고개를 저었다. 이민혁의 행동은 정말 터무니없었다.만약 이런 돌에 옥석이 있었다면 그 강의 디딤돌은 벌써 다른 사람들이 빼앗아 갔을 것이다.정석형이 허허 웃으며 이민혁을 바라보았다.“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나랑 내기할 텐가??”“오, 뭘 걸려고요?”정석형이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음, 소소하게 걸지. 2억 어때.”“씁...”구경꾼들이 모두 숨을 들이마셨다. 역시 돈이 많으면 놀음도 쉽구나. 입만 열면 억 단위라니.그들의 눈빛이 이민혁을 향했다. 그가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노름을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똑바로 말해요.”정석형이 웃으며 대답했다.“저 돌에서 옥이 나오면 품질이 어떤지를 막론하고 옥이기만 하면 내가 진 거로. 어때?”“좋네요. 시도해 볼 만 하네요.”이민혁이 피식 웃었다. 정석형이 그의 말을 듣고 바로 사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어이, 사장. 저 돌의 값은 내가 낼 테니 바로 썰어.”사장은 조금 난처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