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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그의 말에 이민혁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남성이 칼을 휘두르며 돈을 내놓으라 소리칠 때부터 이민혁은 분명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하는 내막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랬기에 처음 보았을 때 그를 제압하지 않았고 앞뒤 상황을 똑똑히 파악한 후 다시 이야기하려 했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남성은 피해자였다.

“이봐요, 우선 흥분하지 마시고 어떻게 된 일인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해결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와줄게요. 계속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감옥살이하게 될지도 몰라요.”

이민혁이 최대한 침착하게 타일렀다.

그의 말에 남성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제 아무 소용 없어요. 되돌릴 수 없다고요.”

“당신 혼자 해결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요. 제게 알려줘 봐요. 제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요.”

이민혁의 타이름에 남성이 억울함을 토해내듯 하소연했다.

“1년 전 정석형의 꼬드김에 넘어가 도박장에서 20억을 잃었습니다. 이후에는 또 유혹에 넘어가 고리대금을 빌렸고, 1년 동안 붙은 60억의 이자를 갚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제 회사를 빼앗고 저를 내쫓았고 우리 가족은 덕분에 풍비박산 나고 은행에 빚까지 졌습니다. 저는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습니다.”

남성이 말하면서 큰 소리로 통곡하기 시작했는데, 그 울음소리가 너무 비통해서 듣는 사람마저 가슴이 찢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민혁도 이 사람의 처지가 측은하여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단단히 속아서 간이고 쓸개고 다 뺏긴 상황이었다.

바로 이때 다리 양 쪽에서 또 한바탕 사이렌 소리가 나며 수십 명의 특근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이민혁과 남성을 에워쌌다. 이후 수십 자루의 총이 남성을 겨눴다.

이민혁이 사방을 살피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신 위험합니다. 뒤로 가서 차에 기대요.”

남성이 놀라며 물었다.

“무슨 말이에요?”

“제 말 들어요. 다치게 두지 않을 거니까.”

이민혁이 말하며 두 손을 들고 천천히 뒤로 물러났고, 지프차에 기대며 남성의 앞을 막아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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