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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화

헬리콥터의 거대한 날개에서 불어온 바람은 잔디밭을 거의 평평하게 쓸어 버렸다. 현시우의 우산은 일찌감치 날아갔고 몸에 걸친 정장은 바람에 펄럭이었다.

현시우는 유월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월영아, 정말 나랑 같이 가지 않으래?”

불과 몇 초의 순간, 유월영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가야 되나? 가지 말아야 하나? 연재준과 현시우, 누가 더 수상할까? 누구를 믿어야 하지?’

‘남아서 계속 조사할 수 있을까? 아니면 현시우를 따라가면 진실을 알 수 있을까?’

그녀는 연재준이 자신에게 결혼반지를 끼워주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소년 시절의 현시우가 그녀의 곁을 지켜주던 걸 떠올렸다. 혼인신고 하던 날 연재준의 ‘보고 싶었어’라고 속삭이던 것을 떠올렸고, 자신이 아무리 애원해도 뒤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던 현시우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유월영은 숨이 가빠왔고 빗물이 코안으로 들어가 그녀는 심지어 물에 빠져 익사하는 듯한 공포감까지 밀려왔다.

헬리콥터의 문이 열리고 한세인이 몸을 숙인 채 소리 질렀다.

“대표님!”

지남이 급하게 외쳤다.

“사다리 내려요!”

한세인은 바로 헬리콥터에서 사다리를 내던지자 바로 그들 앞에 떨어졌다.

“빨리 올라와요! 빨리!”

연재준의 심장이 빨리 뛰었다. 수십 미터의 거리가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월영아!”

유월영은 자기도 모르게 연재준을 향해 바라보았다. 연재준의 차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고 마치 유리창 사이로 연재준의 눈과 마주친 듯했었다.

그녀는 방금 연재준과 재결합을 했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방금 연재준과 혼인신고 하러 갔고 아직 부부의 신분으로 함께 지내기 시작하지도 않았다...

현시우도 그녀에게 외쳤다.

“월영아!”

유월영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현시우를 쳐다보면서 물었다.

“내가 당신과 함께 가면 나에게 모든 진실을 말해줄 거야? 하나도 빠짐없이 모든 걸.”

현시우의 목울대가 떨렸다.

“그럴게.”

유월영은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그 계단을 잡고 올라갔다.

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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