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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문연주가 별안간 걸음을 멈추더니 서늘한 얼굴을 하곤 양복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던지다 싶이 걸쳐주며 말한다.

“자기절로 옷 사서 바꿔입어.“

루장월은 외투를 걸치지 않았고 옷은 그렇게 바닥에 떨어졌다.

문연주의 안색이 한층 더 서늘해지더니 말한다.

“너 지금 나한테 화 내는거야?“

수옥은 참지 못하고 콧등을 만졌다. 세상에나……

루장월이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휴게실에 바꿔입을 옷 있다고 했잖아요. 사장님만 아니었으면 돈 들여서 셔츠 살 일도 없죠.“

“너 셔츠 하나 살 돈도 없어?”

문연주가 가죽지갑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똑같이 그녀에게 던져줬지만 그녀가 받지 않아 또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엔 보다 못한 수옥이 땅에 떨어진 외투를 집어 먼지를 털어주곤 카드를 주머니에 넣은채 루장월의 어깨에 걸쳐주며 말했다.

“맞은켠에 백화점 있는데 여성복도 팔거예요. 날도 추운데 루비서 하나 골라서 바꿔입어요,감기 걸리면 안되니까.“

“카드는 맘대로 긁어, 얼마정도 사도 괜찮으니까……우린 먼저 “송학거”에 가 있을게. 옷 다 사면 바로 건너 와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문연주가 차가운 눈빛으로 루장월을 한번 바라보더니 몸을 돌려 가버렸다.

수옥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뒤따라갔다.

루장월은 단 일초도 참지 못하고 외투를 벗어던져 손에 꽉 움켜쥔다. 바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싶은 걸 간신히 참고 말이다.

이 남자가 진짜!

장장 3분동안을 화를 삭힌 루장월은 겨우 진정하고 맞은 켠 백화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여기서는 수옥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한다.

“너는 어? 그렇게 이유도 없이 루비서 못살게 굴어야겠냐?“

그의 여자가 남들 입에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이건 순전히 본인 앞길을 막는게 아니고 뭐란 말인가?

문연주는 그저 그녀가 뭘 하든 다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었다.

수옥이 따끔하게 말한다.

“너도 꼭 후회할 날이 있을거야.”

……

루장월은 백화점으로 들어가 브랜드를 고르지도 않고 아무 옷이나 고른 뒤 치수를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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